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1주기를 맞아 연평도와 백령도에서 북한의 도발 유형에 대비한 군의 대응태세를 점검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이 펼쳐졌다.
합동참모본부는 23일 서해 연평도와 백령도 일대에서 지난해 북한군의 포격 도발상황과 공기부양정을 이용한 기습강점 상황을 가정해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와 육해공군 합동 전력을 동원한 대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군의 포격도발에 1단계로 도발 원점을 타격하고, 추가 도발에 대해 2단계로 지원세력과 후방 지휘소를 직접 타격하는 작전계획에 따라 훈련이 진행됐다.
훈련은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상황을 재현해 해병 연평부대가 오후 1시부터 K-9 등 공용화기 해상 사격훈련을 진행하던 중 오후 2시33분 북한 개머리지역에서 122㎜ 방사포 수십여발이 날아드는 상황으로 시작했다.
북한군이 도발하자 연평부대는 '선조치 후보고' 개념에 따라 즉시 대기포 임무수행 중이던 K-9 자주포를 이용해 북한 개머리 지역에 대한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지난해 도발원점을 파악하지 못해 미리 설정해 둔 타착지점을 향해 포사격을 했지만 이번에는 새롭게 배치된 신형 대포병탐지레이더인 '아서'와 포성을 탐지해 위치를 식별하는 장비인 '할로(HALO)'를 통해 적 도발원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후 훈련 중이던 K-9 자주포도 북쪽 개머리 지역으로 포신을 돌려 지원사격을 했다.
연평부대는 북한군 도발과 우리 측 대응상황을 합참 및 상급부대에 보고하고, 정승조 합참의장은 즉시 위기조치반을 소집해 육해공해병 합동전력 투입 준비와 경계태세 강화지시를 전군에 하달했다.
서방사는 대응사격을 실시하면서 적의 추가도발에 대비했고, 초계 비행중이던 KF-16 전투기는 긴급명령에 따라 연평도 인근 상공으로 이동했다.
또 사거리 278㎞의 장거리 공대지 정밀 유도탄인 AGM-84H(슬램이알)을 장착한 F-15K 전투기가 긴급 출격했다.
서해상에서 임무수행 중인 4500톤급 한국형 구축함도 유도탄과 함포 사격을 할 수 있는 전투대기 태세에 들어갔고, 육군은 적의 추가 도발과 기습 침투에 대비한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적 포탄 낙하 5분만인 오후 2시38분, 연평부대 K-9 포구가 불을 뿜으며 수십여발의 포탄이 북한의 개머리 지역으로 날아가 122㎜ 방사포와 진지를 파괴했다.
20여분 뒤인 오후 3시12분 이번에는 북한 무도지역 해안포 진지에서 연평도에 2차 포격을 가해오자 연평부대는 즉각 K-9 전력으로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같은 시간 공중 대기중인 KF-16 전투기가 2차 도발원점인 무도 해안포 진지에 공대지 정밀타격 포탄을 발사해 기지를 붕괴시켰다. F-15K 전투기는 AGM-84H(슬램이알)을 발사해 적 지휘소와 지원세력을 완전 초토화시켰다.
북한이 공기부양정을 이용해 백령도를 기습점령하는 상황이 이어졌고, 서방사에 배치된 코브라 공격헬기와 해공군 전력이 해상으로 이동하는 공기부양정을 공격했다. 상륙을 시도하는 북한군은 해안가에서 대기 중이던 서방사 전력이 추가로 격퇴시켰다.
합참은 이번 훈련이 지난해 상황을 그대로 상정하되 새롭게 바뀐 계획과 증강된 전력을 이용해 도발 원점을 포함, 추가 공격할 수 있는 지원세력과 지휘소까지 타격하는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을 지휘한 정승조 합참의장은 "북한이 또다시 무모한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은 합동전력으로 도발원점과 지원세력까지도 단호히 응징할 것"이라며 "합참의장은 적을 분쇄할 의지가 있고 우리 작전사는 충분한 능력이 있으며 충분히 훈련되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