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의혹의 양 당사자인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1억원대 금품을 받은 신 전 차관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이 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20일 밝혔다.
전날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이숙연 영장전담판사는 "의심의 여지가 있으나 추가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더 규명될 필요 있다. 도주 우려 없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차관은 문화부 차관으로 있던 2008~2009년 사이에 이 회장으로부터 SLS법인카드를 받아 1억여원을 쓴 혐의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에게 카드를 제공한 것 이외 SLS그룹 자산상태를 속여 수출보험공사에서 선수환급금 보증(RG)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부당하게 받고, 회삿돈 90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에 대한 허위사실을 퍼트려 이들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2시5분께 법원에 먼저 출석한 이 회장은 비망록과 관련해 "나중에 보시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자신이 구속될 경우 언론을 통해 검찰, 정치인 비리가 담긴 비망록 다섯 권을 순차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분 뒤 도착한 신 전 차관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채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2시30분부터 신 전 차관, 이 회장 순으로 각자 2시간씩 진행됐다.
검찰은 재직 시절 '실세 차관'이었던 신 전 차관이 이 회장 사업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통영에 있는 SLS조선소와 관련해 두 사람 사이 공유수면 매립 인·허가 청탁이 오간 정황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두 사람 모두 검찰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대가성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