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정권실세에게 수년간 뇌물을 제공해 왔다고 주장한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공산이 높아졌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에 따르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임재현 청와대 비서관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주장 일부를 허위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의 권유에 따라 2008년 추석 때 3000만원, 2009년 설 때 2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두 사람에게 줬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2000만원치 상품권은 SLS그룹 관계자가 사업상 로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나머지 3000만원치 상품권도 다른 용도로 쓰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2000만원 상품권은 신 전 차관과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결론났다"며 "3000만원 상품권은 사용여부와 구매내역 등을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회장이 허위 사실로 명예를 훼손했다"는 곽 위원장 등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 곽 위원장 등은 실제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3억원대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다만 이 회장은 "상품권 영수증을 모아 검찰에 제출할 때 '신 전 차관이 쓴 것과 아닌 것이 섞여있다'고 미리 말을 했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둘러싼 진실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네번째로 검찰에 소환된 이 회장은 14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하면서 "수사과정을 보면서 '이국철만 잡고 나머지는 다 덮는구나' 생각했다"며 수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검찰은 2002년부터 10여년 간 이 회장으로부터 10억원이 넘는 금품 제공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신 전 차관이 금품 수수 사실을 일부 시인함에 따라 대가성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