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영 경찰청장이 끝내 고 전용철 홍덕표 농민죽음과 관련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제출했다.
29일 오전 허 청장은 "평소 국가경영에 동참하는 치안을 주창했던 저로서는 통치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퇴를 결정했다"고 퇴임의 변을 밝혔다.
허 청장은 하지만 농민사망과 관련해서는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청장이 물러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사구조개혁문제에 대해서는 "경찰과 검찰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경영시스템상 견제원리가 작동되지 않는 성역을 없애자는 것이므로 국민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허 청장의 사표제출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뜻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사의를 받아들였다. 다음은 허준영 경찰청장 퇴임사 전문.
<허준영 경찰청장 퇴임사 전문>
삼가 홍덕표님과 전용철님의 명목을 빕니다.
금번 사고는 최대 국가행사인 APEC 기간에 성난 농민들의 불법 폭력시위에 대한 정당한 공권력 행사중 우발적으로 발생한 불상사입니다만,결과적으로 농민 두분이 돌아가신데 대해서는 비통할 따름입니다.
저는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청장이 물러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고,평화적인 집회시위문화 정착과 경찰을 더욱 업그레이드시키는데 최선을 다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연말까지의 예산안 처리 등 급박한 정치 현안을 고려,평소 국가경영에 동참하는 치안을 주창했던 저로서는 통치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퇴를 결정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70% 내외의 지지를 보여주신 국민 여러분과 여로모로 부족한 청장을 믿고 따라준 전국 경찰관과 가족 여러분에게 한 없는 사랑을 보냅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최상의 치안서비스를 위해서 수사구조개혁,평화적 집회시위문화정착,학교폭력근절,재외국민보호 등 할일 많은 경찰 조직의 조속한 안정과 심기일전의 분발을 기대합니다.
평화적 집회시위 관리를 위한 대책마련에 있어서,경찰의 장비보강이나 법규의 강화는 오히려 과격시위를 부추길 수 있습니다. 결국은 문화입니다. 거국적으로 뜻을 모아 평화적 집회시위 문화를 꼭 만들어 나가야겠습니다.
특히 수사구조개혁문제는 경찰과 검찰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경영시스템상 견제원리가 작동되지 않는 성역을 없애자는 것이므로 국민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새해에는 목소리 큰 사람이 국민의 고막을 찢는 일은 없기를 바라며,병상에 있는 전의경,농민의 쾌유를 빌며 모든 분들의 새해 만복을 기원합니다.
2005년12월29일
허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