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재선거 압승 후 내년 지방선거를 향한 한나라당 내 현역 의원들의 행보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재선거에서의 민심확인이 자신감을 더해 논 것일까. 침체된 지역경제도 내처 살려보겠다는 의기충천이 일단 반갑지만 전문성을 갖춘 행정가의 출현이 절실한 지역 현실. 지난 국정감사 기간 정통부의 혈세낭비식 IT중소기업육성책에 따끔한 비난을 아끼지 않은 한나라당 서상기(49 비례대표)의원이 침체된 대구경제를 살리는 CEO시장이 되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구 발걸음이 부쩍 분주한 서 의원을 만났다.
“대구경제 살릴 CEO시장 나섰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의지를 표명 한 것으로 아는데.
지난 6월 30일 한나라당 대구시장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거의 매일 고향 대구를 방문하는데 고향 사람들을 만나면 어려운 대구 경제가 늘 화제의 핵심이다.‘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다’는 자조 섞인 표현에서부터 ‘이대로 가다가 그냥 주저앉는 게 아닌가’라는 절망 어린 말까지 들린다. 대안 없이 비판만 하기보다 진정 대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새로운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지역민심도 정치인 보다는 경제전문가 출신 행정가를 더 원하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때 정통부의 IT중소기업 지원과 관련 혈세낭비를 지적하기도 해 주목됐는데 서 의원의 강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미국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대구에서 15년간 기업경영을 하면서 외국 도시를 살펴본 경험상 세계인의 주목을 끄는 첨단도시들은 대부분 첨단기술을 토대로 오늘날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돋움 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대구가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첨단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는 확신을 가졌고, 그에 따른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정치적으로 성장하겠다는 생각보다 고향 대구의 어려운 경제를 살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
워낙 재선거 기간 중에도 주목됐던 대구인지라 내년 시장선거 역시 당 안팎에서 치열한 경쟁이 점쳐진다. 당장 이한구 의원 등과도 공천경쟁이 예상되는데.
대구를 사랑하고 대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누구와의 경선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구를 위해 행정관료 출신 후보, 경제 전문가 후보, CEO 출신 후보 등 다양한 후보들이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고 공정하게 경쟁한다면 보다 더 좋은 선택이 없다고 본다. 이 의원은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치열한 공천경쟁 상대가 아니라 좋은 동반자이다.
왜 예산절감인가
예산절감이 서민경제를 살리는 일이라는 서 의원의 견해와 관련한 다른 질문이다. 최근 정통부 국감에서 ICA(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와 아이파크를 합쳐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으로 통합하려는 정통부 구상이 비현실적이며 혈세낭비라는 지적을 했는데 무슨 말인가.
IT 수출이 30%를 차지하는 등 그 중요성이 많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조류에 발맞춰 정보통신부가 기업의 IT수출 지원을 위한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나 단순히 ICA와 iParK 두 기구를 합쳐서 산하기관으로 둔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단순히 정통부 산하에 기관 하나 더 만드는 것에 그칠게 아니다. 그럼에도 정통부는 산자부와의 합의 내용을 근거로 진흥원 설립 근거인 ‘정보화촉진기본법’ 개정안의 법조문 중에서 수출진흥에 대한 내용을 삭제하려 하고 있다. 지금 당장 하나의 기관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틀에서 무역기구의 역할 조정이 우선이라고 생각된다.
정통부의 ‘정통화촉진기본법 개정안’이 서의원의 반대로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다시 이번 정기국회에서 의원발의로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고 들었다. 통합안이 결국 굳어지는 건가.
개정안이 당장 통과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의 향후 비전도 제시되지 않았고, 산업자원위원회와의 협의도 남은 상태다. 앞서 말씀드렸듯 정보통신부가 진흥원 설립에 대한 구체적 방향과 향후 계획이 나온다는 전제하에 법안 검토가 이루어 져야 한다.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조풍언에 속은 정보통신대 ‘망신’지적
이는 결국 예산절감을 주장해 온 서 의원의 견해와 무관하지 않은데. 이번 대정부질의에서 지적한 ICU(한국정보통신대학) 지원예산 삭감 내용은 뭔가.
한국정보통신대학은 설립단계부터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당시 정보통신 인력양성을 이유로 국공립화 하려다가 어려워지자 사립학교로 출범했고, 이렇게 시작된 사립대학원대학에 정통부는 마치 산하기관인양 엄청난 거액을 지원했다. 그러나 ICU재단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기금을 당시 문제가 됐던 조풍언 소유의 대우정보시스템에 투자해 47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인코모라는 회사에 6억원을 투자해 전액 손실을 보기도 했다. 투자도 투자거니와 학교운영에도 많은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서울에 설치 운영중인 디지털미디어연구소를 보면, 연구소인지 재단빌딩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발로 뛰는 선거는 이제 유권자도 원치 않는다. 악수하고, 사진찍고… 그렇게 당선된 후 당신은 지역을 위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를 자문해보라는 유권자의 요구가 봇물같기 때문이다. 국회 국정감사장을 빛낸 예리한 혈세낭비 질의처럼 서 의원이 침체된 대구경제를 살릴 ‘경제 헤드’로 빛을 발하길 기대한다.
약 력
경기고 졸업
서울대 공대 졸업
미 Drexel대 공학박사
미 포드자동차, 한국기계연구원장
호서대 교수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간사
한나라당 과학기술지원특위 위원장
디지털포럼 회장
현 17대 비례대표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