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손자 이재찬(46)씨가 숨졌다.
18일 오전 7시33분께 서울 용산구 이촌동 D아파트 1층 현관 입구 계단 앞에서 이씨가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했다.
경비원 신모(61)씨는 “현관 앞 입구 계단 주변에서 ‘퍽’하는 소리가 들렸다”며 “그쪽으로 가보니 흰색 면티를 입고 있던 이씨가 숨진 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5년전부터 월세 150만원인 이 아파트에서 혼자 머물고 있었다. 부인과는 별거상태였으며 가족과도 떨어져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머리와 상반신 등이 과도한 손상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시신은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일월동 삼성의료원에 차려진다.
경찰은 이씨가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타살의 흔적이 없고 목격자와 유족의 진술 등으로 미뤄 이씨가 우울증과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새한미디어의 경영에서 손을 뗀 뒤 특별한 직업 없이 생활을 하고 있었다”며 “사업실패에 따른 생활고와 가정불화에 따른 우울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씨는 고 이 회장의 차남인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의 아들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조카이기도 하다. 이씨의 부친인 이창희 전 회장은 지난 1991년 지병으로 타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