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은 지난 2006년 초 옹진군 굴업도(172만6000㎡)에 호텔 등 리조트를 짓겠다는 ‘오션파크(Ocean Park)’ 관광단지 조성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섬 매입에 나섰다.
섬 전체의 80%가 넘는 토지를 한 종중에서 관리하고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섬을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듬해인 2007년 이 섬에 대한 ‘오션파크’ 관광단지 조성계획을 인천시에 제출하며 지역 시민·환경단체 등과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됐다.
지역 환경단체는 서울 등 타 지역 단체와 합세해 이 섬 개발에 따른 각종 환경 문제를 이슈화시켰다.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않는 듯 했던 개발사업은 CJ그룹이 2008년 말 섬 전체를 보존 녹지에서 개발녹지로 용도를 변경하는데 성공하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이어 CJ가 이 섬을 관광단지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시에 내면서 다시 환경단체와의 논쟁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CJ는 골프장 홀수를 줄이고(18홀→15홀), 개발 면적을 축소시켜 관광단지 지정 신청서를 냈지만 지난해 12월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보류 처리됐다.
여기에 문화재청이 지난 4월 굴업도와 붙어 있는 토끼 섬(2만5785㎡)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했으나 마지막 행정절차인 문화재위원회에 이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
문화제청이 토끼 섬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미루고 있는 것은 관할 지자체인 옹진군과 인근 섬의 주민들의 반대가 워낙 심해 천연기념물 지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옹진군은 이 섬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도 사후관리를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로 문화제청을 당혹스럽게 해왔다.
지역 갈등의 골만 깊게 남긴 채 철회된 굴업도 개발 계획
굴업도는 1995년 핵폐기장 지정 문제로 주민간 갈등의 골이 깊었다. 당시 찬반 갈등이 심해 같은 집안끼리 왕래도 끊을 정도였다.
이런 갈등 이후 10여년 넘게 조용했던 이 섬에 CJ그룹이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들고 나섰다.
이 회사가 2006년 섬을 통째로 사 개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곳 주민들은 다시 찬반 갈등을 겪게 된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핵폐기장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기억을 되세기며 경제적 이익을 위해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그대로 살게 놔두라며 대립했고, 여기에 환경단체까지 합세하면서 주민들은 다시 한 번 혼란을 겪었다.
현재 개발 계획은 철회됐지만 앞으로 굴업도가 CJ 소유인만큼 이 회사가 향후 이 섬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섬이 유일한 자원이라고 강조해왔던 자치단체와 이를 개발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주민들의 요구를 어디까지 외면해야 될지, 풀어야할 숙제가 산 넘어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