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자(신용불량자 현 연체자)회생을 위한 특례법이 빠르면 9월 정기국회에서 마련될 예정이다. 민주당 김효석(56 담양곡성장성군 재경위)의원은 ‘개인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특례법’제정을 앞두고 7월19일 국회 본청에서 신불자 등 국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토론회를 개최, 구체적인 법안마련에 들어갔다. 신불자 360만명 시대. 특례법 제정 없이는 현재의 비효율적 파산제도 및 개인회생제는 수년후 걷잡을 수 없는 큰 짐이 돼 국민에게 돌아올 것이라 밝힌 김 의원을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파산제도 활성화법이 곧 신불자 특례법
특례법에 대한 신불자들의 기대가 상당히 클 것 같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9월 정기국회를 겨냥한 ‘개인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특례법’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파산제도 활성화 법이라고 보면 된다. 2004년 12월 마지막 집계된 국내 신용불량자수는 36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중 파산을 신청하는 경우는 희박하다. 파산시 돌아오는 부담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기존 파산제도나 개인회생제도의 문제가 많다는 얘기인데.
현행 파산제도에 의하면 개인채무자는 파산선고를 받으면 공무원, 사립학교 교원 등의 경우 당연퇴직사유가 된다. 또 파산자는 파산전 본인이 소유한 150여개의 자격을 박탈당하며 100개에 이르는 사업을 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보증인에 대한 부담, 주거생활비조차 보장 못받는 등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새로 제정되는 특례법은 어떤 내용을 담게 되나.
공청회 내용 등을 충분히 검토하겠지만 크게 자격박탈, 차별대우, 조세채권 등이 될 것이다. 3년을 한시적으로 운용될 이 특례법에 따라 파산자에게는 직장퇴직 등 차별대우가 금지되고 자격증도 한시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자격박탈, 차별대우, 조세채권 3년한시 적용될까
조세채권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소득세나 재산세 등 국가가 개인에게 부가하는 세금인 듯 한데.
국세, 지방세 등 지방자치단체의 징수금, 국민건강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등을 조세채권이라 할 수 있다. 현행 파산법과 통합도산법은 이같은 조세채권을 면책제외채권으로 정해놓고 있는데 이 때문에 개인채무자가 파산제도를 이용하더라도 미납된 조세와 건강보험료, 연금보험료 등을 여전히 납부해야돼 정상적인 경제생활로의 복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어느 경우에도 세금은 내야 한다는 건 결국 정부가 여지껏 신불자 문제를 말로만 해결하겠다는 공염불을 되내인게 아닌가.
실제 파산자가 조세채권이 걸려 협약자체가 무효화 됐던게 사실이다. 따라서 재산세 등을 한시적으로 분납케 하거나 파산시 일부채권을 포기하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다.
흔히 신불자는 개인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라고 하나 생계형 신불자수의 증가추이를 보면 반드시 신불자 문제를 개인의 도덕적 해이로 보기도 어려울 듯 싶은데.
그렇다. 신불자 문제는 명백히 국가정책상의 잘못과 채권금융기관의 잘못, 그 다음에 개인의 도덕적 해이를 거론할 수 있다. 한시적 특례법을 통해 이들에게 회생의 길을 열어주려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신용정보의이용및보호에관한법률을 개정해 신용불량자 제도를 폐지하면서 2004년 12월 말이후 새로운 신용불량자 집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당시 집계된 360만명에 이르는 신불자를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신불자 재기, 현행 제도로는 역부족
이번 특례법 토론회에는 실제 신불자들도 전화를 통해 참석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안다. 결국 특례법 제정을 위해 정부나 금융기관을 얼마나 설득해 내느냐가 관건 아닌가.
사실이다. 정부가 현재의 신불자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그들은 미래 몇 년 후 큰 짐이 돼서 돌아올 것이다. 저출산시대, 잠재성장률 저하시대에 360만명에 이르는 신불자들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해놓고 그 짐을 국민에게 맡기고 결국 국가가 맡는다는 건 사회분위기나 영향을 생각해봐도 소홀히 여길일이 절대 아니다.
신불자제도가 폐지됐으니 알아서 하라는 식이 아닌 이상 현 시점에서의 특례법 마련은 필수불가결이라 밝힌 김 의원. 그는 “세계적으로 신불자 집계를 냈던 나라는 아무도 없다”며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신불자 문제는 카드난발이라는 비정상적 금융선례가 낳은 특이 케이스로 반드시 구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용카드빚에 쪼들린 20대 주부가 장난감 권총을 들고 새마을금고를 털다 잡히는 나라, 고층 아파트에서 살려달라 애원하는 두 딸을 아스팔트위에 내던지고 자신도 셋째딸과 함께 투신자살한 신불자, 채무 3,000만원이 3억원으로 급증하는데 불과 1년6개월밖에 안걸린 왜곡된 금융구조 속에서 숯이 돼버린 360만 신불자들의 검은 고뇌가 9월 정기국회에서 어떤 실타래로 풀어질지 주목될 뿐이다.
약 력
서울대 상과대학 경영학과 졸업
미 조지아대대학원 경영학 박사
행정고시 11회
중앙대 경영대학장,정보산업대학원장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간사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간사
현 국회 재정경제위원,예산결산특별위원
현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현 16,17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