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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외국자본 유입… 국내은행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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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의 금융권 유입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그동안 주식시장에서의 비중이 60%를 이미 넘어섰다는 얘기들이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거대 외국 은행이 국내은행을 하나 둘 매입하며 자칫 경영권까지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이어 한미은행도 외국계 은행인 씨티그룹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최근에는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제일은행 인수를 위해 실사에 들어가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국금융시장에 외국계 대형은행이 진출함으로써 선진화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견해와 함께 자금시장의 위기로 봐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외국인 지분 최고 77% 상회

11월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외국인 지분비율은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경우 상장주식 3억3,638만주 가운데 77.31%에 달하는 2억6,004만주를 외국인이 보유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올 초 론스타가 경영권을 인수한 외환은행 총 주식(6억4,491만주)의 71.89%(4억6,361만주)가 외국인 차지다. 하나은행 또한 1억9,235만주 가운데 66.78%인 1억2,846만주를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경영권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외국인의 비율이 60%를 상회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소위 자리를 잡았다 하는 은행권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지방은행인 대구은행과 부산은행도 각각 55.83% 59.00%를 외국인이 확보하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의 최대주주는 지방은행인 삼성과 롯데계열을 제외하면 대부분 외국인으로 구성돼 외국인의 한국 은행권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외국계 자본의 금융권 유입에 대해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가장 불안한 요소로 작용되는 것은 경제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대출에 어느 정도 자금이 확보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멕시코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74%에 달해 정부의 각종 정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멕시코의 은행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꺼리는 반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소매금융에 치중하면서 전반적인 경제악순화을 보이고 있다.

금융주권을 상실한 멕시코로서는 더 이상 ‘산업의 혈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시중은행 엇박자 횡보

외국계 자본이 늘어나면서 국내 은행들의 이러한 영업이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을 분석한 결과 국책은행은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반면 외국계 자본유입이 심한 시중은행의 실적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7월 중소기업대책을 발표한 이후 10월말까지 4개월간 중소기업대출 잔액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현상을 보였다.

국민은행의 경우 이 기간동안 대출잔액이 6,575억원 줄었고, 한국씨티은행도 5,695억원 감소했다. 하나은행도 446억원이 줄어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과 외환 등이 4개월 동안 1,000억원 가량 잔액이 늘어났지만, 은행의 규모를 고려하면 대출을 늘렸다기 보다는 그동안의 대출 기조를 유지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나마 시중은행 가운데 정부 대책에 동조하며 대규모로 늘린 곳은 정부가 80%가량의 지분을 갖고 있는 우리은행이 투입한 4,696억원이 최고치였을 정도.

외국계 자본의 은행권이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대출규모가 줄어든 것과 달리 국책은행인 산업 기업 수출입은행 등의 대출은 상당폭 늘어나 대조를 이뤘다.

기업은행은 이 기간동안 무려 1조607억원을 늘렸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각각 3,000억원 1,000억원의 대출을 늘렸다. 공적자금이 투입돼 정부가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우리은행과 특수은행의 대출이 크게 늘어났을 뿐,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외국계 자본의 국내 은행권 공격이 현실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선진금융기법을 통한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수익성 현저히 떨어져

국내 은행들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등으로 덩치를 키우는데는 성공했지만, 수익성과 자산 건전선 등에서는 외국은행 국내지점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국내은행의 총 자산규모는 외환위기 이듬해 560조597억원에서 지난해 773조8,609억원으로 3년여만에 38.2% 늘어났다. 46개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78조4,150억원에 무려 10배가 넘는 액수다. 그러나, 자산관리능력과 수익성지표에서는 현저히 뒤쳐지는 결과를 보였다.

ROA(수익성지표 자산율)의 경우 국내은행은 0.13%에 머무른 반면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0.59%로 훨씬 앞섰다. 대표적인 자산건전성 지수인 무수익여신 비율도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0.62%에 그쳤으나, 국내은행은 2.17%로 3.5배 가량 높았다.

이 때문에 외국자본의 본격적인 유입으로 국내 은행들이 초 긴장상태를 보이고 있다.

국내은행은 순환보직이 보편화 돼 있지만, 외국은행은 한 자리에서 오래 근무하는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마케팅과 판매조직 또한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도 막강한 권한과 함께 책임도 뒤따른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격차를 보이는 것이 신용평가부분이다.

외국은행은 정교한 시스템으로 신용대출 비중이 높으면서도 부실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국내은행이 담보대출을 선호하는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결국 국내은행이 외국계 자본의 유입에도 불구하고 정부정책과 맞물린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이 같은 선진 시스템의 도입과 함께 국내은행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외국자본이 들어온다고 해서 국내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주식의 대부분을 외국인이 보유한다는 것은 ‘산업의 혈맥’이라는 은행권에 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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