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오늘날 디자인 개발의 주체는 기업이다. 하지만 국가가 주체인 시절이 있었다. 1970년대는 정부가 1960년 발표한 경제 성장 계획을 이어가기 위해 수출과 관광 증대를 주도하며 외화 획득에 주력했던 시기이다. 이 시기 정부는 수출 상품의 고급화를 위해 디자인과 포장 개선에 주력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디자이너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급증했다. 디자인 진흥기관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민간 디자인 조직들이 탄생하기 시작한 시점도 1970년대이다.
특히, 1972년은 해방 이후 독립된 주체성을 갖지 못한 채 미술의 분파로 인식되던 ‘상업미술’, ‘산업미술’, ‘응용미술’이 ‘시각디자인’을 표방하며 한국그래픽디자인협회(KSGD, Korea Society of Graphic Design, KSVD의 전신)가 설립된 해로, 한국 디자인의 중요한 변곡점이 된 때이다.
한국 디자인의 중요한 변곡점인 1970~80년 포스터 작품을 선보이는 DDP 디자인 아카이브 전시<KSVD: 1972-1993>가 지난 12월 10일(토)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뮤지엄 1층 디자인둘레길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 정체성 확립의 시작인 한국시각디자인협회(이하 KSVD, Korea Society of Visual Design) 설립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보고 이후 50년간 한국 디자인의 역사를 조명하고자 기획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1970~1980년 포스터 디자인에는 국내 디자이너들의 정치, 경제, 사회적 운동이 녹아 있다. 이 시기 포스터를 통해 당시 국내 디자이너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활동들이 한국 현대 시각디자인의 발전에 끼친 영향과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떻게 변화됐는지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23년 2월 9일까지 열리며 무료이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DDP 누리집(www.ddp.or.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