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9일 국회에서 푸안 마하라니 인도네시아 하원의장과 회담을 갖고 양국 경제·외교 분야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하원의장의 방한은 2006년 아궁 락소노 전 하원의장 이후 16년 만이다.
김 의장의 공식 초청으로 방한한 푸안 의장은 인도네시아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이다.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인 수카르노 전 대통령의 손녀이자 인도네시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메가와티 전 대통령 딸이기도 하다.
김 의장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KF-2'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사업에 대해 하원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KF-21 사업은 양국이 2015년부터 2028년까지 약 8조8조천억 원을 투자해 4.5세대급 전투기를 연구·개발하는 사업이다.
2021년 11월 방위사업청과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전투기 체계개발비 8조1천억 원 중 인도네시아가 20%인 1조6천억 원을 분담하기로 합의했는데 인도네시아는 이 중 80% 이상 미납한 상황이다.
이에 푸안 의장은 "국방·안보 분야는 양국 협력의 중요한 축"이라며 "KF-21 전투기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하원은 내년 관련 예산을 책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을 언급하면서 "올해 인도네시아가 우리 해외건설 수주대상 1위를 기록한 바 있고 향후에도 우리 정부는 그린ODA를 통해 탄소중립형 상수도 건설 등 친환경 인프라 구축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스마트시티 등 우수한 기술과 경험을 지닌 한국 기업들도 인도네시아 신(新)수도 건설에 함께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에 푸안 의장은 "한국이 인도네시아 신 수도 이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인도네시아에서는 신 수도 이전 사업을 '인도네시아-한 협력 네트워크'의 상징이라고 부른다"며 "신 수도 이전에 관한 한국 기업의 투자를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의장은 또 "양국간 교역액이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하고 전기차·배터리·석유화학 등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의 대(對)인도네시아 투자액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교역·투자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양국 수교 50주년을 맞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의 내실을 더욱 다지고 양국 관계 발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데 양국 의회가 협력하자"고 했고, 푸안 의장은 "의회외교는 정부외교를 보완해야 한다"며 "양국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체적인 협력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회담을 마친 김 의장과 푸안 의장은 국회 사랑재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경제안보, 양자·다자외교, 의회 간 협력 등 양국 관계의 호혜적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추가 논의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