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대형 철판 자재에 깔려 숨진 청년 노동자가 이전에도 산재 신고를 하는 등 해당 사업장 내 안전 사고가 잦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9일 디케이㈜ 내 산재 사고로 숨진 A(25)씨의 친형이 A씨와 주고받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메시지에는 디케이 내 산재 사고가 빈번했다는 정황이 담겼다.
메시지에서 A씨는 형에게 '죽을 뻔 했다'며 '금형(기계의) 부품이 파손돼 교체한 후 가동시키다 터졌다. (터지면서) 튄 파편에 가슴을 맞았다. 주변에 있던 다른 노동자들도 허벅지와 얼굴을 다쳤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사고로 손을 다친 A씨가 회사에 산재 피해를 신고한 사실도 공개됐다.
A씨는 '정해진 기간을 넘겨 입원하거나 쉴 수 없다'며 '손이 조금씩 움직인다' '붕대와 실밥을 풀고 재활해 봐야 알 것 같다'고 가족들에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 밖에 '(원청업체) 삼성 회장이 온다. 대규모 페인트 칠(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의 형은 이날 오전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가 연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디케이가 전적으로 사고 책임을 지라고 역설했다.
그는 "(사업장에는) 안전 장치가 하나도 없다. (동생은) 일만 다녀오면 손을 다쳐와 응급실을 함께 간 것만 해도 두 번이나 된다"며 "회사에서는 동생의 죽음에 대해 자꾸 숨기고 있다. 유족을 우롱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동생은 눈도 못 감고 죽었다. 진상 규명을 통해 잘잘못을 따져 처벌 받아야 할 사람은 반드시 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오후 9시 14분경 광주 광산구 평동산단 내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디케이에서 정규직 노동자 A씨가 철제 코일(1.8t 추정)에 깔려 숨졌다.
경찰은 공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노동당국도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