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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 대통령, 故 한승헌 전 감사원장 빈소 조문…"너무나 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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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빈소 찾아 영정 앞 큰 절…유가족에 깊은 위로
'민주화 운동' 이해동 목사 만나 "더 많은 가르침 달라"
SNS 메시지 "특별한 인연 50년, 영원한 안식 기원"

 

[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1세대 인권변호사로 평생을 인권 변론에 힘쓰다 세상을 떠난 고(故)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59분부터 약 16분 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 전 원장의 빈소에 머물며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조문에는 이철희 정무수석, 서상범 법무비서관, 박경미 대변인, 신지연 제1부속 비서관이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고인의 영정에 큰 절을 올린 뒤, 배우자 김송자 여사를 비롯해 상주인 한규면·규무·경미·규훈씨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고인은) 사회적으로도 아주 큰 어른이셨고, 후배 변호사들과 법조인들에게 아주 큰 귀감이 돼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아주 많이 아껴주셨는데 너무나 애통하다. 제가 직접 와서 조문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조문을 마친 문 대통령은 빈소 입구에서 고인과 함께 민주화 운동에 힘써 온 이해동 목사 부부를 만나 안타까운 소회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건강 악화로 작년과 재작년에 같이 입원 했을 당시 나눴던 전화 통화가 마지막이었다는 이 목사 부부의 얘기를 들은 뒤 "한 변호사님도 마지막에는 꽤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 하시고 가신 거죠"라고 물으며 안타까워했다.

 

"이제 나 혼자 남았다"는 이 목사의 말에 문 대통령은 "그러니 조금 더 건강하시고 우리 사회 원로로서 많은 가르침을 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목사 부인은 문 대통령에게 "저희가 건강하면 양산으로 갈 텐데, 김정숙 여사께 문안 인사 전해달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꼭 한 번 오세요"라고 답했다.

 

고인은 유신 독재 시절 군부에 대항하며 시국사건들을 다수 변론했던 '1세대 인권변호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57년 고등고시 사법과(8회)에 합격한 뒤 1960년 법무부·서울지검 검사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검찰에서 5년 간 근무하다 사직하고 1965년부터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동백림 사건(1967), 통일혁명당 사건(1968), 민청학련 사건(1974), 인혁당 사건(1975),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사건(1980) 등 굵직한 시국사건을 변론했다.

 

이후 김대중 정부 때인 1998∼1999년 감사원장을 역임했으며, 노무현 정부 때는 사법제도 개혁추진위원장을 맡았었다.

 

또 고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매개로 문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쌓아왔다. 1987년 대우조선사건 구속 당시 부산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문 대통령과 공동변호인단으로 노 전 대통령을 변론했다.

 

또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대리인단에 이름을 올리며 총괄 역할을 자임하기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선거캠프 통합정부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9월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헌신하고 사법개혁과 사법부의 탈권위화를 위해 노력한 공로로 고인에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문 대통령은 빈소 조문과는 별도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메시지에서 고인과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하며 거듭 깊은 애도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한승헌 변호사님의 영전에 깊은 존경과 조의를 바친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중요한 직책들을 맡으셨지만, 당신은 영원한 변호사였고, 인권 변호사의 상징이었으며, 후배 변호사들의 사표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경희대 4학년 때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되어 서대문 구치소에서 감방을 배정받았던 첫날, 한순간 낯선 세계로 굴러떨어진 캄캄절벽 같았던 순간, 옆 감방에서 교도관을 통해 새 내의 한 벌을 보내주신 분이 계셨는데 바로 한 변호사님이었다"고 고인과의 각별한 인연을 떠올렸다.

 

이어 "어떤 조사(弔辭)라는 글로 반공법 위반으로 잡혀와 계셨을 때인데, 그렇게 저와 감방 동기가 된 것"이라며 "가족과 오랫동안 면회를 못해 갈아입을 내의가 무척 아쉬울 때였는데, 모르는 대학생의 그런 사정을 짐작하고 마음을 써주신 것이 그때 너무나 고마웠고, 제게 큰 위안이 됐다"고 했다.

 

SNS에 소개한 문 대통령과 고인 사이의 각별했던 인연은 자서전 '운명'에서도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손꼽아보니 한 변호사님과의 특별한 인연이 50년 가까이 됐다. 저를 아껴주셨던 또 한 분의 어른을 떠나보내며 저도 꽤 나이를 먹었음을 실감한다"며 "삼가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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