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강쇠와 옹녀
제8강 여자들의 천적(天敵)
스스로 똑똑한 척 하면서도 의외로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바보인척 하면서도 실속은 잘 챙기는 사람이 있다. 바보인 척하면서
실속을 잘 챙기는 사내가 바로 여자들의 천적이다. 이런 천적 앞에서는 아무리 조심하고 조심해도 오히려 부족하다. 인간의 마음속에 바보를
놀려먹고 싶은 가학성(加虐性)과 스스로 바보노릇을 하고 싶어하는 피학성(被虐性)이 함께 혼재해 있어서 여자들이 쉽게 무너진다.
어느 시골 선비에게 젊은 첩이 하나 있었다. 마침 그 첩이 친정에 다녀올 일이 생겼다. 젊은 첩을 혼자 몸으로 친정에 보내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종을 딸려 보내기도 뭣해서 선비는 고민스러웠다. 길을 오가다가 첩과 종 사이에 혹시 아름답지 못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
생각다 못한 선비는 한 가지 좋은 꾀를 생각해 냈다. 남녀의 구별이라든가 음양(陰陽)의 이치를 모르는, 숙맥을 분간 못하는 바보 같은
종놈을 골라서 딸려 보내자. 음양의 이치도 모르는 바보가 무슨 짓을 하겠는가.
그래서 선비는 종놈 하나를 지목해서 뽑아서 종놈이 정말 바보인가, 아닌가를 확인하려고 몇 가지 물어보기로 했다.
“너는 여자의 그것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아느냐?”
“여자의 그것이라니요?”
더 물어볼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의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위인이니 그것이 무엇을 하는 것인 줄을 어찌 알겠는가. 정말 바보로구나,
선비는 생각했다. 게다가 바로 그 순간에 그 확신을 더욱 굳혀주는 일이 벌어졌다. 마침 나비 한 마리가 날아가는데, 종놈이 나비를 손으로
가르치면서 이상한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저 것이 혹시 여자의 그것이 아닌가요?”
나비를 보고 여자의 그것이라니! 이쯤 되면 의심의 여지가 없으니 더 물어볼 것도 없으렷다!
선비는 안심하고 종놈에게 당부했다.
“네가 마님을 모시고 마님의 친정에 다녀오도록 하여라!”
첩과 종은 길을 떠났다. 길을 가는 도중에 강이 있어서 그 강을 건너야 하는데, 물이 깊어서 도저히 옷을 입고는 건널 수 없으므로 이들은
부득이 옷을 벗고 건넜다. 그때 종이 여자의 그곳을 보았다.
그들이 물 한가운데에 이르렀을 때, 종이 문득 물었다.
“마님의 몸에 이상하게 움푹 패인 곳이 보이는데, 그곳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여자는 배를 잡고 웃었다. 녀석은 정말 바보로구나!
여자는 장난삼아서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이곳은 샌님의 그것을 가두는 감옥(監獄)이란다.”
샌님이라면 종놈에게는 상전이고 첩한테는 남편이다. 그런데 조금 전에 본 마님의 그곳이 샌님의 그것을 가두어 두는 감옥이라고 한다. 드디어
그들은 강을 거의 다 건너서 강가에 이르렀다. 그때 종 녀석이 신고 있던 가죽신을 잃어버려서 찾아야 한다고 야단법석을 떠는 것이었다.
여자가 보니 그 가죽신이 녀석의 그것에 걸려있다.
녀석의 그것을 보고 마님은 이상한 비명을 질렀다. 녀석의 그것이 너무나 크고 단단해서 가죽신이 그 머리에 걸려 있어도 끄덕도 않는다.
선비의 그것에 비해서 너무 탐나는 물건이 아닌가. 그 물건을 보는 순간, 여자의 마음에 도사려 있던 음심(淫心)과 장난기가 함께 발동했다.
여자는 웃으며 말했다.
“잃어버렸다는 가죽신이 지금 너의 그 물건에 걸려 있는데, 어디서 찾는다고 그 야단이냐?”
종놈은 그렇군요, 하면서 자신의 그 물건을 내려다보더니 마님으로서는 참으로 거절하기 어려운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이제 보니 이 놈이 바로 도둑놈이었구나! 나쁜 놈 같으니라고! 죄송하오나 마님의 그 감옥을 잠시만 빌려주실 수 없을까요?”
“그것을 빌려서 무엇에 쓰려고?”
종은 능청스럽게 대답한다.
“가죽신을 훔친 도둑놈을 감옥에 좀 가두어 둘까 하고요!”
마님은 흔쾌히 그 감옥을 빌려주었고, 종 녀석은 가죽신을 훔친 도둑을 그 감옥에다 가두었다. 그런데 그곳은 감옥이 아니라 극락이었다.
시골에 사는 과부 댁 남종이 열 여덟 살을 넘어섰다. 녀석도 겉으로는 바보인 척하는 교활한 자였으나 과부는 녀석을 진짜 바보로 알고 늘
마음 편히 부려먹었다.
어느 날, 과부는 뽕을 따려고 녀석을 데리고 깊은 산으로 들어갔다. 그 산에 산 뽕이 많았던 것이다. 사내를 데리고 깊은 산으로 들어가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녀석이 바보인지라 별일 없으리라 생각했다.
드디어 마님과 종 녀석은 뽕을 따기 시작했다. 그때 종 녀석이 높은 나무에 올라가서 뽕을 따는 척 하다가 일부러 나무에서 미끄러졌다.
녀석이 숨이 넘어갈 것처럼 죽는다고 아우성을 치자 과부는 기가 막혀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꼬!”
그 때 녀석이 숨 넘어가는 소리로 말한다.
“저 언덕 넘어 토굴에 용한 의원이 한 사람 숨어살고 있는데, 그한테 가서 처방을 얻어다 주셔요! 토굴에 숨어살기 때문에 얼굴을 내놓기
싫어하지만 바깥에서 물어보면 처방은 내주겠지요. 아이고 죽는다, 아이고 죽는다!”
사람이 당장 죽는다니 미쳐 생각해볼 겨를도 없다. 과부는 허둥지둥 녀석이 말하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것을 보고 녀석이 얼른 지름길로 먼저
달려가서 토굴에 숨었다가 처방을 내주었다. 목소리를 바꾸었음은 물론이어서 과부는 처방을 내주는 의원이 녀석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댁의 종 녀석은 나무에서 미끄러질 때 틀림없이 양근(陽根)을 상했을 것이오. 남자의 그것은 몸의 기둥 구실을 하므로 그것이 상하면 살아나기
어렵소이다.”
과부는 눈앞이 캄캄하다.
“이걸 어떻게 하면 좋아요? 그 종이 죽으면 농사는 누가 어떻게 짓습니까? 제발, 살려 주시오!”
토굴 속에서 처방을 내주는 의원의 능청스러운 대꾸를 들어보자.
“한 가지 비방이 있기는 있으나 아주머니가 그 비방대로 할지… “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이니 어떤 처방이든 따라야지요.”
“그렇다면 좋소! 처방을 내줄 것이니 그대로만 한다면 종은 곧 나을 것이오. 그러니 너무 걱정 마시오.”
“어서 처방을!”
드디어 의원이 처방을 준다.
“아주머니의 아래 문을 벌리고, 나무 잎으로 그 위를 가린 뒤에 종의 그것으로 하여금 접촉하도록 하면 종은 금방 살아날 것이오. 양근이
음기를 받아서 훈훈해지면 곧 나을 것이니까요.”
나뭇잎으로 문을 가리라니 살과 살이 맞닿지는 않는다. 과부는 그래서 처방대로 하겠다면서 그곳을 떠났다. 녀석은 과부 몰래 지름길로 달려서
먼저 자리에 누워서 과부가 올 때를 기다렸다. 드디어 과부가 와서 처방을 알려주자 녀석은 능청을 떤다.
“소인이 죽을지언정 마님한테 어찌 그런 일을… 그건 안될 말씀입니다. 안 되고 말고요!”
“사람이 죽고 사는 일이니 어쩌겠느냐? 그리고 나무 잎으로 가리고 훈기만 쬐는 것이니 무슨 상관이냐.”
과부는 숲 속에 누워서 치마를 걷어올린 다음 뽕잎으로 그곳을 가리고 녀석으로 하여금 그 훈기를 쐬게 했다. 녀석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바지를 벗고 그 물건을 꺼내어 과부의 그 언저리에 대고 문질렀다. 과부는 점점 이상해져서 도저히 참지 못하겠는데, 녀석은 그것으로 문
바깥을 슬슬 문지르기만 할 뿐, 앞으로 전진할 생각은 않는다. 답답해진 과부가 쇠파리를 잡는다면서 손바닥으로 녀석의 엉덩이를 철썩하고
때리니 그 순간, 녀석의 그것이 과부의 그 문을 가린 뽕잎을 뚫고 깊숙이 들어가 버렸다.
“이 몹쓸 쇠파리가 네 엉덩이를 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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