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코로나19 확산세 둔화, '위드코로나'로의 전환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네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의 BSI는 9월보다 2포인트 상승한 86을 기록해 네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화 해 지수화한 수치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알 수 있다. 지수가 100이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보다 작으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인데,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전 산업BSI가 100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
10월에는 제조업 기업은 전달과 같다고 봤으나 비제조업 기업은 업황 경기가 좋아졌다고 봤다. 제조업의 업황BSI는 전달과 동일한 90을,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전달보다 5포인트 상승한 84를 기록했다.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2018년 5월(84)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제조업쪽에서 공급 병목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며 "반면 비제조업은 '위드코로나'로 방역정책 전환으로 인한 일상 회복 기대감이 많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조업은 전방산업 수주가 증가했으나, 원자재 가격과 유가 및 환율이 상승하면서 보합세를 보였다. 전방산업 수요 증가로 기계·장비가 5포인트 상승했으나 원자재 가격과 유가 상승 등으로 금속가공(-8포인트), 화학물질·제품(-7포인트)은 하락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제조업의 경우 업종별로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건축과 화학물질·제품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유가, 환율 등으로 좋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기타 기계·장비는 조선 등 전방산업 쪽의 수주가 좋아지면서 전체적으로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전방산업 쪽 수주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반도체도 공급 문제가 있긴 하지만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제조업은 분양실적 개선으로 부동산업이 13포인트 상승하고, 내수회복으로 도소매업(8포인트), 건설업(5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상승하면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김 팀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근 크게 둔화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된 데다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서면서 비제조업의 실적이 많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말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00으로 1포인트 하락하고, 중소기업은 78로 전월과 같았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은 102로 전월보다 1포인트 높아졌고, 내수기업은 82로 2포인트 하락하는 등 체감 경기가 나빠졌다.
기업의 체감 경기에 소비자동향지수(CSI)을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1포인트 상승한 105.6을 기록했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평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