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31 (일)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산이야기

【오병욱 산 이야기】 산에서 배우는 인생(34) - 남양주 운길산

URL복사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남양주의 운길산이다.

 

요즘 황석영 작가의 <수인>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의 대표작이 <장길산>이란다. 장길산은 조선 중기의 이름난 도둑으로 조선 시대 홍길동, 임꺽정과 함께 3대 도둑으로 유명한 실존 인물이나 검거되지 않은 전설적 인물이란다.


<수인>은 자전적 이야기라 1980~1990년대의 시대상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황석영 작가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장길산과 운(韻)이 비슷한 ‘운길산’이 가고 싶었다. 


운길산은 구름도 머물다 간다 하여 붙였다는데,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되는 양수리 북서쪽에 위치한 높이 610m의 산으로 운길산 역에서 바로 산행을 시작할 수 있고 산세도 부드럽고 등산로가 순탄해 가족 산행이나 가벼운 주말 산행지로 적합하단다.

 


내가 사는 곳은 고양시라 서울을 지나 동쪽으로 전철을 타고 한참을 가야 하므로 산행을 위해 새벽에 길을 나섰다. 새벽의 전철역에는 일찍 인데도 언제나 먼 길을 떠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스크린 도어에 비친, 첫차를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새벽의 감상이랄까 아직은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모험을 찾아 떠나는 청년의 모습이 남아있는 듯한 근거 없는 대견함에 자신에게 위로도 해본다. 아직 나에게도 세상에 대한 치기 어린 열정 같은 것이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침의 운길산 역은 전원주택과 교외의 식당이 어우러져 있는 듯한 한적한 풍경이다. 운길산 역을 돌아 논과 밭으로 둘러싸인 마을을 통과하며 살짝살짝 보이는 이정표를 따라 산길로 들어선다. 마을을 지나면서는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가는 길에 수종사 가는 길이라는 표시가 계속 나온다. 


경사가 가팔라지기 시작하면서 오르는 산길은 바람에 쓰러진 나무가 그대로 썩고 있고 길에도 부러진 나뭇가지가 걸쳐 있기도 하여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산인가 하였더니 산길 가 나무 밑에 진중 2리 산 제사 상석이라는 상석도 있어 마을에서 제사도 드리며 나름 관리되고 있는 산으로 느꼈다. 

 


길을 잘못 들어 오른 길은 시멘트 차 길이다. 혼자 가는 산행에서는 흔히 있는 일, 조금을 따라 오르니 곧 주차장이 나오고 ‘운길산수종사’라 쓴 일주문이 나온다. 허! 자동차로 주차장까지 오면 등산은 얼마 안 해도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수종사는 다산 정약용이 즐겨 찾던 절로서, 다산은 수종사가 신라 때 지은 오래된 사찰이라 전하지만 근거자료가 없고, 전하는 설화에 의하면 고려 태조 왕건이 산 위에 솟아나는 구름을 보고 찾아왔더니 우물에 동종이 있어 수종사라 하였다고도 하고, 조선의 세조가 금강산을 다녀올 때 두물머리에서 유숙하며 종소리를 듣고 찾아보니 18 나한을 모신 바위굴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종소리처럼 울리고 있어 수종사라 불렀다 한다.


일주문 건너의 보살상에 합장하고 산길을 오르니 자그마한 불이문이 나오고 불이문 옆 약수가에는 조그만 다람쥐 조각상도 있어 아담함이 정겹다. 조금을 더 오르니 계단 위의 해탈문이 나오고 해탈문을 들어서니 아담한 수종사 경내가 나온다. 그리 크지 않은 경내에서는 양수리의 두물머리 전경이 펼쳐져 보이는데 당시 세조의 신하였던 서거정은 동방에서 제일 좋은 전망의 사찰이라 평가하며 예찬하는 시를 지었다 할 정도이다.


나도 처음 와본 아담한 수종사에 마음을 빼앗겨 수종사가 좋아졌다. 수종사에 앉아 있으면 다산과 한음 이덕형의 목소리가 들릴 듯한, 저 두물머리의 아름다움을 가진 조선을 걱정하는 역사 속 인물과 함께 차 한잔 마시며 세월을 잊고 담소하고 싶어졌다.


한참을 역사 속을 거닐다 산행을 위해 다시 등산로로 접어든다. 여기서는 정상까지 800m. 가파른 산길을 계속 오르다 보니 쉼터가 나오고 한숨을 돌린다. 쉼터에는 쉬면서 읽어보란 듯 ‘알아보면 재미있는 토막 산림 상식’이란 안내판도 있다. 쉼터의 산림 상식도 읽어보며 다음에는 용문산과 용문사 은행나무도 만나봐야 할 것 같다.

 


드디어 정상. 정상은 넓은 데크로 광장을 만들어 놓아 사방의 전망이 탁 트인 게 좋았다. 한옆에는 정상 석과 안내판도 있어 사진 찍기도 좋았다. 이곳에서도 두물머리 정경이 압권이다. 그러나 수종사에서의 두물머리 전경은 산사 안이라서 그런지 아담하고 포근한 느낌으로 바라봤다면 이곳은 좀 더 넓은 전경으로 청평의 예봉산이 우뚝 서 있는 전망이 아름답다.


이곳 운길산에서 적갑산을 거쳐 예봉산까지의 종주 산행은 5~6시간이 걸린다는데 오늘은 오후의 비 예보로 예봉산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두물머리를 바라보며 저 아래 세상사를 들여다본다.


도덕 경제학의 ‘세뮤얼 보울스’에 따르면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철저하게 이기적인 사람, 맹목적으로 이타적인 사람, 그리고 보응적인 사람이다. 


행동경제학에 따르면 이타적인 사람은 거의 드물고, 이기적인 사람은 5분의 1에서 3분의 1을 넘지 않는다.  압도적인 다수는 대체로 양심적이며 때론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부당한 행위자를 기꺼이 응징한다. 

 

이런 사람이 보응적 사람이며 “사회 전체가 같이 지켜야 할 가치”를 추구한단다. 내가 학창시절 배운 경제인은 이성적인 존재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다는 전제의 똑같은 인간이었는데 요즘 경제학은 인간을 좀 더 분석하여 현대의 경제학을 발전시키고 있음을 느낀다. 


다양해진 인간과 다양한 생각들이 모여있는 속세는 언제나 갈등의 연속이다. 갈등 속에 신음하다가 이렇게 산 정상에 서면 어느새 신음하던 나는 사라지고 저 흐르는 두물머리 강물처럼 무심한 마음만 따라 흐른다.

 

 

평화로운 전경이 주는 무심함. 어린 왕자에 나오는 글귀에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데 나는 저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금강경에 나오는 경구 하나 떠올리고 있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가 허망하다. 만약 모든 형상을 형상이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


하산 길은 간단하다. 능선을 따라 난 하산 길을, 전철 지나가는 소리를 가끔 들으며 계속 내려오면 다시 한가로운 전원 마을이 나오고 마을의 밤나무 밑에는 붉은 밤톨 들이 서너 개 떨어져 있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농협 「NH콕뱅크」, 생활 밀착형 종합 금융플랫폼으로의 눈부신 성장
생활의 필수재가 된 모바일 금융,「NH콕뱅크」의 눈부신 성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통장과 도장을 들고 영업점을 방문하던 시기는 이제는 흔치 않은 일이 되었다. 통장, 카드 없이도 대부분의 금융 거래가 가능한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만약 현금이 필요한 경우에도 ATM기기에서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 인출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시대가 도래한 지 15년이 넘어선 2025년엔 영업점 창구에 방문하는 것이 오히려 특별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의 배경엔 세대를 불문한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있으며, 이는 모바일 금융 생태계 발전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인터넷 전문은행 뿐만 아니라 기존의 은행들을 포함한 전 금융권이 모바일 금융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고객 편의 제공과 서비스 개선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편리한 활용성과 특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모바일 금융플랫폼이 있다. 바로 전국 1,110개 본점을 포함한 4,876개 지점으로 구성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NH콕뱅크」는 농협의 대표 금융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NH콕뱅크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신안산대, 혁신지원사업 등 정부재정 지원사업 4관왕 달성 교직원 정부정책 설명회 및 역량강화 워크숍 개최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신안산대학교(총장 지의상)는 지난 27일 오후 1시, 목양관 광덕홀에서 전체 교직원들이 모인 가운데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등 정부재정지원사업 정책 설명회를 겸한 워크숍을 개최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신안산대학교가 2025년 신규로 선정된 3개 정부재정사업인 ‘교육부의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 인재 취업 선도대학사업, 기술사관 육성사업’ 사업에 대한 추진 방향과 2학기 운영 계획을 교직원들과 공유하고, 사업에 대한 이해도 및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학과 및 행정부서 교직원 12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부재정지원 사업 설명회에 앞서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직원 친절교육 특강에 나선 지의상 총장은‘명품 대학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교직원들의 친절한 교육서비스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전체 교직원들에게 친절한 대학으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정부재정지원 사업을 총괄하는 조봉래 혁신사업단장 겸 부총장은 “9월 수시입학 준비와 취업률 향상에 매진하고 있는 학과 교수님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이제는 정부재정지원사업 4관왕 달성을 넘어서 5

문화

더보기
23년 미국 이민자의 삶... 수필집 ‘롬바르드 꽃길의 수국’ 출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북랩이 이민자로서의 삶을 따뜻하고도 깊이 있게 기록한 김덕환 작가의 수필집 ‘롬바르드 꽃길의 수국’을 출간했다. 23년간 미국에서 살아오며 겪은 도전과 성찰, 그리고 그 속에서 피워낸 인간적인 성장과 회복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 이 책은 고단한 여정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꽃길 언덕인 롬바르드 스트리트에서 만난 수국의 아름다움을 시작으로 실리콘밸리의 이른 아침,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정체성의 교차점까지 작가는 이민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발견한 희망의 흔적들을 따뜻하게 풀어낸다. 작가는 수필을 통해 독자에게 겸손한 음성으로 말을 건넨다. ‘나는 내 삶을 빛나도록 가꾸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곧 독자 자신에게 던지는 성찰의 언어이기도 하다. 이 책은 험난한 길 위에서도 피어난 인생의 수국 한 송이로 기억될 것이다. 김덕환 작가는 부산에서 태어나 덕수상업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은행 입사를 시작으로 공군 장교 복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에서 지점장을 역임하며 금융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미국으로 이주해 Nara Bank(현 뱅크오브호프) 실리콘밸리 지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