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금융당국이 산림조합중앙회·지방은행의 대출 조이기에 착수했다. 토스뱅크에도 신용대출을 연봉 수준 이하로 조정하고, 향후 발생할 대출 쏠림에 유의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 금융당국은 산림조합 여신담당자에게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초과한 데 우려를 전달하며 총량 목표를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전국 130개 산림조합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평균 4%대다. 현재는 5%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주 산림조합 담당자들과 대면 상담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낮춰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에 대해서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낮춰달라는 방침을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 6월 말 지방은행 가계자금대출 잔액이 1년간 6.5%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BNK 계열 은행의 가계대출이 많이 늘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BNK금융그룹 소속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6월 말 기준 11.8%와 9.9%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출범한 토스뱅크에도 가계대출 관리를 당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달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수준 이하로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가계대출 쏠림도 발생할 수 있으니 유의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말 금융당국은 저축은행과 카카오뱅크에 대출 증가세를 경고하며, 정부 목표치 준수를 당부한 바 있다.
지난달 24일 금융당국은 KB저축은행 관계자를 호출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요구했다. KB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작년 말보다 38.2% 증가했다. 당초 금융당국이 제시한 증가율 기준은 21.1%였다.
또 금융당국은 지난달 29일 카카오뱅크 관계자를 불러 가계대출 증가세를 지적했다. 앞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총량 목표치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출 증가 속도가 가팔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전 은행권의 대출을 잇달아 규제하자, 한편에선 연말이 오면 모든 대출이 막힐 것이라는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급전을 찾는 금융소비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금리가 높은 대부업체나 불법사금융으로 이용할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은 발품 팔며 신용대출이 가능한 은행을 찾아봐야 한다"며 "그런데도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은 대부업체나 불법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당국은 아직 대부업체나 불법사금융으로 쏠리는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이 아닌 생계형 급전 같은 경우는 기존 은행권에서 충분히 대출할 수 있다"며 "고금리에다 신용도가 낮아지는 걸 감수하면서까지 대부업이나 불법사금융을 이용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 관계자는 "아직 대부업이나 불법사금융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이를 대비해 기존 은행권에도 중금리 대출을 많이 해주라고 당부한 상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