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정은주 기자] “베트남에서부터 시작된 저의 지난 8년간 꾸준한 한국어 사랑이 마침내 한국 기업에 취직하게 되는 꿈을 이뤘어요”
대학가가 8월 졸업시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부산대학교 경영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베트남 유학생이 오랜 한국어에 대한 사랑으로 끝내 한국 기업에 취직하는 데 성공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대학교(총장 차정인) 국제교류본부는 베트남 유학생인 부산대 경영대학 경영학과 석사과정 판티홍하잉(여·27세) 씨가 8월 졸업을 앞두고 국내 대기업인 ㈜넥센에 취업을 확정지었다고 24일 밝혔다.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비자 문제로 학위 취득 전 국내 기업 입사가 확정된 사례가 거의 없고, 학위를 취득한 후에도 국내 취업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판티홍하잉 씨가 대학 졸업도 전에 꿈에 그리던 한국의 대기업에 취직하게 된 것은 그의 한국어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에 부산대의 교육과 지원이 더해진 결과다.
판티홍하잉 씨의 ‘한국어 사랑’은 8년째다.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많이 진출해 있기에 한국어를 배우면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 같아서 베트남 하노이대학교 한국어학과에 진학해 한국어와의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한 판티홍하잉 씨는 하노이대학 재학시절부터 베트남 엑스포, 한국관광공사 등에서 프리랜서로 한국어 통번역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국어를 경험했다. 또 졸업 후에도 1년간 전문 한국어 통번역 프리랜서로 일했다.
통번역 업무를 하던 중 베트남 현지 한국 기업의 담당자들과 의사소통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한국어 실력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부산대 유학을 결심하게 됐다.
부산대 경영학 석사과정에 입학한 판티홍하잉 씨는 ‘잘 될까?’하는 걱정과 고민이 많이 되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부산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한국어 실력과 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경험을 더했다. 장학금·논문지도 등 교내 기관과 교수님의 지원도 컸다.
그는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대다수의 외국인 학생들은 전공과 상관없이 한국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소규모 무역회사나 화장품 유통회사 등에 취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 또한 ‘한국 기업에 취직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으로 많은 밤을 지새웠습니다”
부산대 경영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해 한국어 실력을 더 쌓으며 한국어 사랑의 깊이를 더해가던 판티홍하잉 씨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다.
넥센타이어, KNN, 넥센D&S, 넥센월석문화재단 등으로 구성된 넥센그룹의 지주회사인 ㈜넥센과 부산대 국제교류본부가 올해 초 유학생 취업설명회를 개최했고, 이 행사를 놓치지 않고 참가한 판티홍하잉 씨의 뛰어난 전공 역량과 우수한 한국어 실력이 눈에 띄어 면접까지 통과하면서 졸업 전에 최종 합격한 것이다.
판티홍하잉 씨는 오는 27일 부산대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고 졸업할 예정이다. 그리고 오는 9월부터는 당당히 꿈에 그리던 한국의 대기업인 넥센으로 출근하게 된다.
부단한 한국어 사랑으로 드디어 한국 기업에 입사하는 꿈을 이루게 된 판티홍하잉 씨는 “대학생활 중에도 기회가 생기면 단기 온라인 연수과정이나 각종 자격증·취업설명회 등 값진 경험과 활동을 놓치지 말고 꼭 참여하길 추천합니다. 꿈을 따라 온 한국에서 여러분의 꿈이 반드시 이뤄지길 바랍니다”라며 다른 해외 유학생들에게 값진 경험과 격려의 말을 전했다.
한편, 부산대 국제교류본부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진로와 취업 지원을 위해 취업특강·캠프 등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대면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실시간 온라인 강좌를 통해 자기소개서 작성, 모의면접 등 취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집중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유학생 대상 취업설명회도 늘려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