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거래량 전 날 대비 2배 넘고 거래대금도 10%가량 증가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 후 조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서서히 증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암호화폐의 변동성과 리스크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큰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량은 12억5191만주, 거래대금은 13조7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 대비 거래량은 2배 넘게 늘고, 거래대금도 10%가량 증가한 규모다. 지난 24일에는 거래량 5억8796만주, 거래대금 11조6040억원 수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암호화폐발 충격과 불안정한 증시 흐름으로 들어갔던 투심이 점차 회복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단기 금융투자상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지난주 69조5774억원까지 올라갔다가 24일 69조4608억원으로 내려갔다. 25일에는 69조3136억원으로 더 빠졌다.
CMA는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 단위로 이자가 붙는 단기 금융투자상품이다. 증시로 투입되지 않은 시중의 유동자금이 쌓일수록 잔고 규모가 커진다. 때문에 최근 들어 CMA 잔고가 줄어드는 추세 역시 해당 자금이 증시로 다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자금이동(머니무브)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은 현재까지 감소세를 보이는 중이다. 투자자 예탁금은 25일 기준 63조5604억원으로 전일보다 3160억원 가량 줄었다. 이달 13일 71조원대에서 14일 66조원대로 급감한 뒤로는 감소폭이 완화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한 기업들의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암호화폐에 치인 투심이 다시 증시로 돌아올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유근탁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의 각종 자산가격이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 재유입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우호적인 시장환경 속에 1분기 증권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지만, 2분기에 들어서면서 암호화폐 시장으로 자금이 유출되며 거래대금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특히 해외주식 주요 고객층이 암호화폐 시장 붐에 의해 이동한 영향이 주된 요인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암호화폐 급락으로 자금 재유입이 기대되면서 증권사들의 관련 수수료 수입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