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성장률 전망치, 3%후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 1% 중후반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한국은행은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후반대 수준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7일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이날 개최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 수준으로 8차례 연속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1~14일까지 국내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98명이 이달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낮춘 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7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다.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소비 등 내수 회복이 더디고 고용지표도 부진한 등 실물경제 회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 금리동결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4월 취업자 수는 2721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5만2000명 늘어 2014년 8월(67만명)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30대와 40대는 각 9만8000명, 1만2000명 줄었다. 반면 60세 이상은 46만9000명, 50대는 11만3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 고용부진이 청장년 계층에 집중됐는데 고령층에 집중된 정부의 공공일자리 정책이 고용지표를 이끌어 가고 있는 셈이다.
소비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가 1분기 116.4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114.8) 수준을 넘어섰지만, 코로나19 타격이 더욱 컸던 서비스업생산지수는 1분기 108.4로 2019년 4분기(109.2) 수준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한은이 국내 경제가 안정적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거둬 들이기 힘든 이유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 지표가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않았고, 고용도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등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기준금리는 만장일치로 동결될 것"이라며 "매파적 스탠스를 드러내기 보다는 중립적이지 않을까 생각되고, 다만 금통위 내부에서 금융불균형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출과 설비투자는 좋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꺾이지 않고 있고 소비 등이 코라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등 경기가 아직 본 궤도에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안에는 이 같은 스탠스가 쉽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가계부채와 관련해 어떤 발언이 나오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4%로 제시한 가운데 한은이 이날 GDP 성장률 전망치를 얼마나 올릴지도 시장의 관심이 높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제시한 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5일 금통위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이 3% 중반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의 1분기 GDP 성장률은 시장 전망보다 높은 전 분기 대비 1.6% 증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아직 소비 등이 회복되지 않았고 코로나19 등 불안 상황이 남아있는 만큼 4%보다 낮은 3% 후반대를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김 연구원은 "4%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수출, 소비가 모두 좋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3% 후반대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수출이나 설비투자는 좋지만 소비가 본격적으로 좋아지지 않아 4%를 하회하는 수치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도 새로 내놓는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3% 뛰어 올랐다. 2017년 8월(2.5%) 이후 3년 8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관리 목표인 2%대를 넘어선 것도 2018년 11월(2.0%)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 중후반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 2월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3%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금융 불균형에 대해 이 총재가 어떤 발언을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4월 금통위에서 한 위원은 "1분기 중 금융권 가계대출이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금융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정부의 가계부채 관련 대책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금융안정 이슈에 대해 통화정책적 차원의 고려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