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말 ‘2022년 초부터 채권 매입 축소’ 발표 예상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매달 1200억 달러(135조4800억원) 규모의 채권 매입을 줄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처음으로 시사했다.
연준은 지난 4월 회의에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깨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 중앙은행의 초저금리 완화 계획을 시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연준은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4월 의사록을 1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연준은 지난 2013년 채권 매입 축소, 이른바 테이퍼링을 언급한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의 긴축발작(taper tantrum) 시사로 미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일시적으로 금리가 급등했던 아픈 기억으로 인해 채권 매입 완화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경계해 왔었다.
4월 연준 의사록은 "경제가 계속해서 연준 목표를 향해 비약적 진전을 보인다면 다가오는 회의에서 자산 매입 속도 조절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다수의 참석자들의 제안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4월 기자회견에서 채권 매입 완화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었다.
연준 의사록에는 채권 매입을 줄이는 논의가 언제 시작될지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 실적이 예상보다 나아지면 향후 어떤 회의에서 그러한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고 분명히 언급했다.
연준은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 1년 간 매달 800억 달러의 재무부 채권과 400억 달러의 주택담보부 채권을 매입해 왔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 캐시 보스탠시크는 연준이 오는 8월 말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2022년 초부터 채권 매입 규모 감축을 시작할 것이란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의사록은 연준 관계자들이 올해 들어 나타나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수의 회의 참석자들은 가격 상승을 초래한 공급망 병목 현상과 투입 부족이 빠르게 해소되지 못해 물가 상승 압력이 올해를 지나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연준 의사록은 지난 4월27, 28일 열린 회의 때의 것으로 의사록은 통상 3주 후 공개된다. 몇 년 동안 잠잠하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금융 시장의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연준은 6월15, 16일 다음 회의를 열 예정이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는 0.8% 급등해 10여년 만에 월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으로 지난주 발표됐었다.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관계자들은 그러나 인플레가 경제 회복과 공급 병목 현상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몇 달 안에 가격 상승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