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 2020년 한해의 화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였다. 국내에서는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1개월 만에 하루 1000명 선을 넘기며 3차 대유행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과 후폭풍을 몰아치며 일상을 180도 바꿔 놨다. 그런 가운데 사건과 사고는 끊이지 않았고 쏟아지는 뉴스에 울고 웃었던 한해였다.
팬데믹 속 치러진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헌정사상 최다 180 의석수를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이는 헌정사상 단일 정당이 차지한 최다 의석수이며, 원내 의석 비율 60%는 1987년 민주화 개헌 이후 최고치다. 거대 여당은 21대 국회 상반기 원 구성 결과 18개 위원장 자리를 독식하며 입법 독주의 발판을 놨다. 상임위를 야당과 배분하지 않은 것은 1987년 이후 처음이다.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및 민간인 사살 사건 등으로 남북 관계도 위기를 맞았다.
검찰개혁을 내세우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를 압박했고, 연중 계속된 갈등은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정지라는 징계 사태로 이어졌다.
텔레그램에서 일어난 성 착취 사건인 ‘n번방’ 사건은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고, 유례없이 긴 장마와 초강력 태풍으로 여름은 고통스러웠다. 또 삼성전자를 세계적 기업으로 이끈 기업가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지 6년 5개월 만에 세상을 떴다.
치솟는 집값과 전셋값 등 부동산 문제는 서민들 시름을 더 깊게 했다. 그나마 영화 <기생충>과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 등극 등 국제적 활약은 국민들에게 모처럼 웃음을 준 대형 희소식이었다.
나라밖에선 ‘코로나19’ 백신개발과 접종 등 백신전쟁이 한바탕 벌어졌다. 미국에선 조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했다. 또 화웨이 제재, 홍콩보안법 통과로 미중간 갈등은 격화됐으며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미국에서는 인종차별 문제가 대선에서 쟁점이 되기도 했다.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고 세계는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았다. 2020년 한 해의 굵직했던 사건과 사고들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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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문화계에는 시작부터 낭보가 날아들었다. BTS는 전 세계 팝의 중심인 빌보드차트를 석권했고, 블랙핑크와 베이비샤크가 뒤를 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아카데미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종편 발 트로트 열풍은 추석 나훈아 콘서트로 절정을 찍었고, 킹덤2 등 K-컬쳐의 영향력이 급증했다.
반면 대중 곁을 떠난 개그우먼 박지선과 영화감독 김기덕은 연말을 앞두고 비보를 전했다. 문화 분야 10대 뉴스를 선정, 요약해 봤다. |
1. BTS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1위 석권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이어 한국 가수에겐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느껴지던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3번이나 1위에 올랐다. 특히 ‘라이프 고스 온’은 한글 가사 위주의 곡으로는 처음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BTS는 내년 1월 31일 한국 대중음악 가수로는 처음으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라 있다.
2. 기생충 아카데미상 4관왕 영예
BTS에 이어 K-컬쳐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2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 받은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안았다. 자막이 달린 영화나, 외국어 음악을 선호하지 않는 미국에서 이룬 쾌거다. 봉 감독이 준비 중인 신작은 해외 곳곳에서 눈여겨보고 있다.
3. K팝 위상 높인 블랙핑크·베이비샤크
그룹 ‘블랙핑크’가 미국 빌보드 스태프들이 꼽은 ‘2020 베스트’ 앨범 · 송 · 뮤직비디오 목록에 연이어 이름을 올리며 K팝 위상을 높였다. 빌보드 스태프들이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 뮤직비디오, 송, 앨범 3부문에서 모두 랭크된 K팝 아티스트는 블랙핑크가 유일하다. 핑크퐁의 ‘아기상어’는 백악관에서 열린 MLB 우승 축하연에서도 울려 퍼졌다.
4. 나훈아 신드롬...국민 감성 파고들어
올 추석을 기점으로 나훈아 신드롬이 일었다. 쇼 비즈니스의 대가인 나훈아는 ‘다시보기’ ‘재방송’ 금지와 ‘노 개런티’를 강조하며 코로나로 지친 대중의 감성을 파고들었다. EBS 인기 캐릭터 펭수도 나훈아 따라잡기에 동참하는 등 신드롬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대중가수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불편해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5. 송가인, 임영웅이 이끈 트로트 열풍
종편 발 트로트 열풍은 지상파까지 이어져 새로운 트로트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TV조선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은 송가인, 홍자, 임영웅, 영탁 등 스타를 발굴해냈다. MBC 편애중계에서는 트로트 신동들이 출연하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대에 트로트 열풍을 이끌었다. 나훈아의 추석공연은 이러한 트로트 열풍의 절정을 찍으며 대중가요계를 석권했다.
6. 대중 곁을 떠난 박지선
항상 밝은 웃음을 선사해주던 개그우먼 박지선이 갑작스럽게 대중의 곁을 떠났다.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박지선은 ‘개그콘서트’로 KBS 연예대상 신인상, 우수상, 최우수상을 거머쥐면서 ‘개콘’ 최초로 신인, 우수, 최우수상을 모두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비보와 더불어 박지선이 평소 앓았던 햇빛알레르기가 주목받는 촌극도 낳았다.
7. 김기덕 감독 코로나로 사망
김기덕 감독이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 악화로 사망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3월 신작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을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 같은 해 4월에는 제41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김 감독은 지난 2018년 여배우 성폭행 등 미투 논란이 불거지자 국내 활동을 중단하고 계속 해외에 머물렀다.
8. 방송가 코로나 확산
‘코로나19’는 방송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3일에는 가수 이찬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그와 접촉한 출연진과 방송진 모두에게 여파가 지속됐다. 방송 특성상 마스크 착용 방역수칙을 지키기 어려워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여러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박명수, DJ붐 등도 역시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어 라디오 생방송 진행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
9. 넷플릭스, 코로나19 최대 수혜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넷플릭스 등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급성장했다. 넷플릭스는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한국 유료 가입자가 330만여명(전 세계 : 1억9500만명)으로 2015년부터 K-콘텐츠 발굴 및 제작에 약 7700억원(미화 7억 달러)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년 아시아 콘텐츠 투자액을 2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10. 킹덤, K-좀비 신드롬 일으켜
K-컬쳐의 확산은 OTT시장에도 이어졌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2가 뉴욕타임스가 꼽은 최고의 인터내셔널 TV쇼 톱(TOP) 10에 2년 연속 선정됐다. ‘킹덤’은 신선한 소재와 강력한 스펙터클, 한국의 풍광이 담긴 영상미로 ‘왕좌의 게임’, ‘워킹 데드’ 등에 비견되며 전 세계 K-좀비 신드롬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