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북한이 8일 서울~평양 남북 연락사무소 직통 전화에 응하지 않았다. 2018년 9월 개소한지 1년 9개월 만으로 365일, 24시간 남북 소통창구로 세워졌던 개성 공동연락사무소가 폐쇄 위기에 놓였다.
연락사무소는 2018년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합의되고 같은 해 9월 14일 개소했다. 연락사무소는 차관급인 남북 연락사무소장이 주 1회 소장 회의를 개최하는 등 상시 소통창구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연락사무소는 예정대로 북한과 통화 연결을 시도하였으나 현재 북측이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의 대남 기구인 통일전선부는 지난 5일 심야 담화를 내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지시로 연락사무소 폐쇄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이날 북측은 우리측의 통화에 응하지 않았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에서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막지 않는 남측 정부를 비난하면서 연락사무소 철폐, 개성공단 폐쇄,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북은 지난 1월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연락사무소 운영 잠정 중단에 합의하는 대신, 매일 오전·오후 연락사무소 간 통화로 소통창구로서의 기능을 유지해왔다.
통일부에 따르면 통전부 담화가 나오기 전인 지난 5일 오후 마감 통화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여 대변인은 "지금까지 북측이 통화 연결 시도에 대해 전화를 받지 않은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여 대변인은 북측의 통화 거부를 연락사무소 운영 중단으로 해석하는지와 관련, "오늘 오후에도 예정대로 통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정부는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국방부에 따르면 남북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과 양측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
광케이블을 통한 남북군사당국간 유선통화와 문서교환용 팩스 송·수신 등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군사당국은 군 통신선을 통해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에 통화를 해왔다.
국제상선공통망은 남북한 함정의 항로 이탈이나 조난으로 인한 우발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활용된다. 우리 해군 함정이 국제상선공통망을 활용해 북측 함정을 호출하면 북측이 이에 응답하는 등 방식으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