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22 (수)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노은님 작가, 동심어린 작품들로 고국 관객 위로

URL복사

24일까지 <노은님의 그림 낚시>전 개최
한남동 가나아트한남서 작품 20점 선봬
보조간호사서 화가로 변신한 50년 세월 기념

 

 

그림을 배워본 적도 없는 24세의 보조간호사가 화가가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것도 외국에서. 그 주인공인 노은님(74) 재독화가는 거의 운명처럼 화가가 됐다.

 

한국인 최초로 독일 국립 함부르크조형예술대학 정교수로 활동해온 노은님 작가가 24일까지 서울 한남동 가나아트한남에서 개인전 <노은님의 그림 낚시>를 펼친다.

 

전시장에는 노은님 작가의 입체 2점과 회화 18점이 나와있다. 이번 전시는 고국을 떠나 독일에서 자리잡은지 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1970년 24세의 나이에 보조간호사로 독일로 떠났던 그는 한번도 제대로 미술교육을 받아본적은 없었지만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몇년을 그렇게 지내다가 우연찮게 그의 그림은 간호장의 눈에 띄었고, 그 덕에 전시가 성사되었다.

 

마침 이 전시는 언론에 기사화되었는데, 한 대학 교수가 이 기사를 보면서 노은님 작가는 미술대학을 다니게 됐고,  함부르크대학 조형예술대학 정교수가 됐다.  세계적 명성의 바우하우스, 베를린 세계문화의 집, 베를린 도큐멘타, 국제평화비엔날레 등에 초대되는 국제적 위상의 작가가 됐다. 지난해 11월에는 독일 미헬슈타트 시립미술관에 그의 작품만을 전시하는 영구 전시관이 개관하기도 했다.

 

유년기 경험은 작품세계의 원천


하루의 시작을 그림으로 여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 10-30호 사이의 소품 회화를 주로 출품했다. 고양이, 물고기, 새화 꽃 등 자연물을 생동감있게 과감한 필획과 원색 가까운 총천연색으로 표현해냈다.

 

어린 시절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보낸 유년기의 경험은 지금도 작품세계의 원천이 된다.  "인생의 숙제를 푸는 데 그림은 내게 도구였으며 길이었어요. 그 속에서는 나는 나를 태우고, 녹이고, 잊고 들여다보았죠. 살아남기 위해 전쟁터의 병사처럼 싸울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풀밭에서 뛰노는 어린아이 같아야 합니다.”


“나는 그림 낚는 낚시꾼”


노 작가는 “세상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아는 아이의 눈이야말로 그림을 그리는 데 중요하다”고 말한다.

 

힘찬 필획과 다채로운 원색 화면을 구성하는 생명의 화가인 작가는 지난해 내한했을 때 "저는 마음먹고 억지로 하면 그림을 못그려요. 붓을 잡아도 뭐가 나올지 잘 몰라요. 낚시꾼이 어느 때는 물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고, 어떤 날은 많이 잡듯이 저도 그림이 낚이길 기다리는 낚시꾼과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명은 이처럼 작품을 물고기에, 자신은 낚시꾼에 비유한 데서 나왔다.

 

작품의 힘이 되는 ‘감사’의 마음


작가는 다음과 같이 작가 노트에 썼다.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는 두 눈이 있고, 마음대로 무엇이든 만질 수 있는 두 손이 있으며, 가고 싶은 곳에 데려다주는 마음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우리에게는 편안함과 감사함이 중요합니다. 눈 떴는데 아직도 하루가 있으면 감사한 거에요. 어떤 일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편안한 세상이 됩니다. 어제는 과거이고, 내일은 미래이고, 오늘은 선물입니다.”
 

예술의 눈, 생명의 눈

 

노 작가는 어느날 수족관에서 장님 물고기를 보고, 자신의 그림 속 생명체들에 눈이 없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 이후 작가는 눈을 그려 작품에 생명력을 쏟아넣었다. 그 점들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작가의 작품이 되었다.

작가는 자신의 옷에도 그 눈을 그려넣고 입고 다니기도 했다. 예술이 생활이 되고, 생활이 곧 작품이 되는 셈이다.

 

한편 이번 전시장에 설치되는 모빌 조각을 통해 작가는 평면 회화 속에 그린 창조물들을 3차원의 공간으로 불러온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빌은 살아움직이는 조각으로 바람과 상응하는 동시에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살아움직인다. 공간에 율동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인생의 숙제를 푸는 데 그림은 내게 도구였으며 길이었습니다. 그 속에서는 나는 나를 태우고, 녹이고, 잊고 들여다보았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전쟁터의 병사처럼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풀밭에서 뛰노는 어린아이 같아야 합니다."

 

그의 작품이 관객에게 기쁨을 주고 위안을 주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경제

더보기
이노비즈협회,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 주제로 제93회 모닝포럼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노비즈협회는 오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 아도니스홀에서 「새로운 신시장을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을 주제로 ‘제93회 이노비즈 모닝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모닝포럼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이노비즈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강형근 HK&Company 대표를 초청해 실전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 ESG 경영, 디지털 전환 등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중소기업은 기존 내수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신시장 개척’과 ‘혁신 경영전략’을 통해 이노비즈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 특히 이날 강연자로 나서는 강형근 대표는 아디다스코리아에서 브랜드 리포지셔닝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주도한 인물로, 글로벌 기업에서 축적한 조직혁신, 브랜드 전략, 리더십 전환의 노하우를 이노비즈기업의 현실에 맞춰 전달할 예정이다. 포럼 참가를 희망하는 경우 10월 24일(금)까지 이노비즈협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신청하면 된다. 협회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제주의 가을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악 페스티벌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와 제주콘텐츠진흥원,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10월 24일(금) 오후 6시 30분 제주 탑동해변공연장에서 ‘2025 음악실연자 페스티벌(Fall in JEJU, Music ON)’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음악실연자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다양한 음악 향유 기회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제주콘텐츠진흥원, 하이톤이 협력해 추진된다. ‘음악실연자 페스티벌’은 음반에 가창 또는 연주자로 참여했으나 정보 미기재 등의 사유로 분배받지 못한 음악실연자들의 미분배 보상금을 재원으로 활용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공익목적으로 개최하는 음악 축제다. 행사를 통해 음악실연자의 권익 보호와 음악 저작권에 대한 인식 개선을 도모하고, 대중에게는 티켓 구매 부담 없이 무료로 수준 높은 라이브 음악 무대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페스티벌은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와 제주콘텐츠진흥원이 지난 4월 1일 체결한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양 기관은 지역 음악실연자의 창작 지원과 문화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첫걸음으로 이번 행사를 공동 기획하게 됐다. 한국음악실연자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4대3으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