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이 14일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재벌 총수들의 ’건강 리스크’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 총수들이 고령과 지병, 구속수감 후유증 등에 따른 건강악화를 호소하면서 해당 그룹과 경제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
총수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국내 대기업 특성상 총수의 건강악화는 그룹을 좌지우지하는 중대 리스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우선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암으로 투병 중이다. 조 회장은 2010년 담낭암 말기 판정을 받아 절제 수술을 받은 바 있다. 현재는 전립선암 증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고령에다 심장 부정맥 등 지병으로 홀로 거동하기 불편한 상태다.
2011년 간암 3기 판정을 받은 이호진 전 회장은 6년째 병석에 누워 있다. 간 이식을 위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건강상에 무리가 있다. 그는 만성 폐질환과 당뇨, 우울증과 섬망 증세 등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13년 8월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는 희귀질환으로 근육이 퇴화하는 샤르코 마리 투스병(CMT)도 앓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왕성하게 국내·해외 출장을 다닐 정도로 건강이 좋았지만 2006년 비자금 사건으로 수감된 뒤 악화됐다. 협심증, 고혈압 진단을 받은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에 있어 총수 리스크란 내부조직을 위축시키며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으로 해당 그룹에 타격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반면 90대의 고령에도 불구, 젊은이 못지않은 활동력을 과시하는 총수도 있다.
90대가 넘은 롯데그룹의 신격호 명예회장은 치매 의혹 외에는 별다른 질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같은 나이대의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도 대외활동이 활발하지 않지만 지인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등 취미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도 공개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대학 기념비 제막식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