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국내 소비심리가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보다도 더 악화됐으며,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 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장기평균치(2003~2015년)를 기준값 100으로 둔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고 본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 대비 6.1포인트 내려간 95.8을 기록했다. 이는 메르스 사태로 급격히 꺾였던 지난해 6월(98.8)보다 낮은 수준이다. 역대 최저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의 71.2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8월 101.8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102.4) 이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지난 9월 한진해운 법정관리,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북한 핵실험 등으로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내림세로 돌아서며 101.7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 최순실 사태까지 터지면서 소비자들의 심리가 더욱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월에는 소비자들의 현재 경기 판단,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 취업전망지수 모두 급격히 악화됐다.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하는 현재경기판단지수는 60으로 전달 대비 12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권인 2009년 3월(34포인트) 이후 최저 수준이다. 6개월 뒤의 전망을 나타내는 향후경기전망지수는 16포인트 하락한 64를 나타냈다. 이 역시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12월(5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밖에 취업기회전망지수는 11포인트 내려간 68로 7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가계수입전망지수는 98로 전달 보다 3포인트 내렸고, 소비지출전망지수는 106로 전달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대선 결과와 국내 정치불안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 전망 등에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