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김남규 기자]불법체류 20대 중국여성을 살해한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로 체포된 중국인 S(33)씨가 피해자의 계좌에서 인출한 돈 대부분을 카지노에서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제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S씨는 중국에 살 때부터 도박을 좋아해 지난해 11월부터 일주일에 3~4회가량 도내 외국인카지노를 찾았다.
경찰은 "S씨가 카지노를 좋아해 가정불화가 심했고 피해자의 돈 대부분은 카지노와 유흥으로 소비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S씨는 범행 후 사흘간 차 트렁크에 시신을 보관하고 다른 사람은 차에 태우지 않았다. 시신을 임야에 버리고 나서 일주일 뒤부터는 관광가이드를 하며 관광객을 태웠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S씨는 지난해 12월30일 오후 3~4시 자신의 차 안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중국인 A(23·여)씨를 금전 문제 등으로 다투다 격분해 흉기로 목과 가슴을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S씨는 A씨를 위협해 직불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 지난해 12월31일부터 올해 1월3일까지 제주시 모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세차례에 걸쳐 619만원을 뽑은 혐의도 받고 있다.
S씨는 시신을 3~4일간 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 1월2~3일께 서귀포 안덕면 동광리에 있는 한 보리밭 옆 임야에 버렸다.
2005년 취업비자로 입국해 2010년 한국 여성과 결혼해 가정을 이뤘다. 피해자와는 지난해 10월말 중국 메신저 위챗을 통해 알게 돼 몇 차례 직접 만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불법체류자 알선책과 중국인이 많이 드나드는 업소 등에서 탐문하다 현금인출기 카메라에 찍힌 사진 속 인물이 S씨라는 진술을 확보, 5월10일 용의선상에 올렸다.
S씨는 자신의 휴대전화가 경찰에 압수되는 등 수사망이 좁혀지자 부담을 느껴 시신 발견 31일 만인 지난 14일 오후 자수했다.
경찰은 S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계획살인 또는 공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