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18 (토)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사회

法, 집중 증거조사심리 강화…마음 복잡한 판사들

URL복사

형사재판의 이상적 모델 ‘공감’…판사들, 과중한 업무부담 ‘우려’

[시사뉴스 강신철 기자]사실심 충실화와 공판중심주의 강화를 위해 지난 2월 하순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시범 실시하고 있는 형사재판 집중증거조사 심리방식을 바라보는 일선 판사들의 마음은 요즘 복잡하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집중증거조사 심리 방식이 형사재판의 이상적인 모델이라는 것을 판사들도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판사 증원 등 인력 문제를 비롯해 각종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선 제도의 효율성을 최대화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자칫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판사들을 벼랑끝으로 몰고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집중증거조사 “판사 심증 형성에 도움”…“과중한 업무 부담 어쩌나”

집중증거조사부는 증거조사의 실질화, 연일 개정을 통한 증인신문, 양형심리 강화 등 집중심리방식을 말한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22일부터 서울중앙지법에 2개 형사합의부를 증설하고, 기존 합의부 1개까지 합쳐 총 3개 재판부에서 현재 시범 실시중이다. 이들 재판부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단독 재판부 등 형사부 전체로 확대 실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내 일선 법원의 A부장판사는 1일 “법관으로서는 집중증거조사 심리 방식이 좋다”며“신속한 심증 형성을 통해 사건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의 B판사도“다른 사건에 신경을 쓰지 않고, 한 사건을 심도 있게 조사하고 심리함으로써 최선의 판단을 내릴 수 있어 긍정적인 제도로 볼 수 있다”며 “공판중심주의 실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집중증거조사 심리 방식이 형사재판 전체로 확대 시행될 경우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지역 법원의 C 판사는 “집중증거조사 심리를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골라야지 그렇지 않으면 재판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단독사건 200건이라고 할 경우 이걸 전부 다 서증조사, 증거조사 준비절차를 거친다면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판사는 “집중증거조사 심리 방식이 확대될 경우 법관은 매일 법정에 있어야 한다”며“심신이 피로해지는 것도 있겠지만 한 사건을 심리하다 다른 사건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법 D 부장판사는 “다른 사건들도 모두 공평하게 심리해야 하는 만큼 (집중증거조사 심리 방식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피고인 등 재판 당사자들도 집중증거조사 방식으로 심리하는 다른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사건에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 기일 조율 등 진행 과정에서 비롯될 부담감도 있다. 재경지법 소속 E부장판사는 “재판을 진행하는 입장인 법관은 공판 기일, 증인 출석 조율 등 재판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매일 재판을 진행하면서 다른 요소들도 함께 신경을 써야하는 만큼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검사도, 변호인도, 실무관도…모두에게 ‘부담’ 될 수도

집중증거조사 심리 방식이 법관뿐만 아니라 검찰, 변호인, 실무관 등 법원 구성원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은 재판이 매일 열리게 되면 재판에 필요한 과정을 모두 미리 준비해야 한다. 준비서면, 의견서 제출 뿐만 아니라 증인신문사항, 반대신문사항 등 주장과 입증을 위한 요소들을 한 번에 미리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공판검사의 경우 여러 형사사건 재판에 관여하게 되면 사건 내용과 증거관계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를 느낄 수도 있다. 변호인으로서도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실무관들의 업무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매일 열리다보면 내용을 기록하는 속기사, 이를 바탕으로 조서를 작성하는 사무관 등의 업무에도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다.

법원은 재판 당사자들에게 상세한 안내 및 공감대 형성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법원 관계자는 “3~4일 연일 재판이 열리게 된다면 조서 작성에 2~3주가 걸릴 수 있다”며 “결국은 업무량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법정 부족 등 각종 인프라 부족도 문제…판사증원 및 예산지원 절실

법정의 수가 제한되는 등 현실적인 여건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 집중증거조사 심리가 확대 시행될 경우 단독 판사들의 가장 고민하는 게 이 대목이다. 합의부의 경우 전속 법정이 있지만 단독 판사들은 사실상 미리 빈 법정을 수소문하고 다녀야 하는 처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단독재판부의 F판사는 “단독 판사들의 경우 전속법정이 없는 등 현실 여건이 어렵다”며“집중증거조사 심리 방식이 이상적인 모습이긴 하나 현실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재판부와 협의해가며 기일을 조정하고 법정을 바꿔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초동의 한 중견 변호사는 “법원에서 시행하는 공판중심주의가 제대로 구현이 되려면 법관을 더 늘리는 등의 실질적인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칫 피고인에게 피해가 돌아가거나 사건 피해자에게 제2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이 집중증거조사 심리방식을 시범 실시하면서 형사합의부를 2개 증설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다른 변호사는 “판사 증원뿐만 아니라 검찰도 공판검사를 더 늘리는 등 사실상 공판중심주의 강화를 위한 노력이 법조계 전반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국감 5일차 일정…헌법재판소·경찰청·도로교통공단 ...여야 충돌 예상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17일 5일차 일정을 이어간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이날 헌법재판소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또다시 여야 충돌이 예상된다.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등 9개 상임위원회에서 각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10시 헌법재판소(사무처)와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또 같은날 오후 3시 국회에서 군사법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이날 법사위 국정감사에서는 전날에 이어 여야 간 공방이 재연될 전망이다. 여야 법사위원들은 전날 감사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지난 15일 대법원 현장국감과 관련된 언론기사를 둘러싸고 허위사실 유무를 놓고 고성을 지르며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법원 현장 검증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재판 기록을 열람했다는 허위 사실을 국민의힘이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 대통령 무죄를 만들기 위해 대법원 현장 검증을 강행한 것이라고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캄보디아 구금 한국인 64명 전세기 편으로 송환
(사진=뉴시스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스캠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구금된 한국인 64명을 태운 대한항공 KE9690편 전세기가 18일 오전 8시 37분경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테초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지 5시간 20분 만이다 송환 대상자들은 전세기에 타자마자 기내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도 대한민국 영토여서 체포 영장 집행이 가능하다. 64명 모두 전세기에서 내리자마자 피의자 신분으로 대기하고 있던 차량 23대에 나눠 타 관할 경찰관서로 압송돼 범죄 혐의점을 수사 받는다. 이들을 호송할 경찰관 190여명도 전세기에 동승했다. 관할서는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경찰청 15명 ▲대전경찰청 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 1명 ▲경기남부 김포경찰서 1명 ▲강원 원주경찰서 1명이다. 이번 송환 대상자들은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사기 단지 검거 작전 때 붙잡혔고,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범죄 단지에서 구출됐다. 대부분은 한국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

문화

더보기
키타무라 아사미·백승우, 듀오 리사이틀 ‘Dialog’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듀오 리사이틀 ‘Dialog’가 오는 11월 15일(토) 오후 3시 서울 일신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일본 피아니스트 키타무라 아사미와 한국 피아니스트 백승우가 처음으로 함께 무대에 올라 특별한 음악적 순간을 선사한다. 이 리사이틀은 두 아티스트가 하나의 피아노 앞에서 호흡을 맞추며 존중과 배려의 조화를 이루는 ‘대화’의 장이 될 예정이다. 공연 중간에는 두 피아니스트가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Dialog’ 코너도 마련돼 부부이자 동료로서의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서로 다른 음악적 환경에서 배운 점과 공감의 순간들을 공유하며, 연습실의 작은 일화부터 무대에서의 특별한 경험까지,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음악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다듬어온 시간을 담고 있다. 이번 무대는 두 나라의 음악가가 피아노를 통해 ‘공감과 대화’를 이어가며 앞으로의 문화교류가 더욱 깊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프로그램은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환상곡 F단조’, 일본 작곡가 사사키 쿠니오의 ‘Ocean Beat’, 라흐마니노프의 ‘6개의 소품, Op.11’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디지털 약자들의 정보격차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은행 업무부터 병원 예약, 대중교통 이용, 행정 서비스까지 해결되는 시대다. 그러나 이 편리함은 상대적으로 디지털 정보활용 취약계층에게는 새로운 장벽이 되곤 한다. 각종 기관의 창구 업무는 줄어들고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만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전자정부, 모바일뱅킹, 온라인쇼핑, 스마트농업 등 대부분의 사회·경제 활동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시대다. 하지만 모두가 그 혜택을 고루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노인뿐 아니라, 전업주부, 저학력자, 농촌 거주자, 장애인 등 이른바 ‘디지털 정보취약계층’은 여전히 정보 불평등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러한 정보격차는 단순한 ‘기술 접근’의 문제가 아니다. 기기 사용 능력의 부족, 낮은 디지털 문해력, 인프라 격차, 생활환경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과 활용 능력이 결여되면 일상적인 서비스 이용은 물론, 경제 활동, 교육 기회, 복지 접근까지 제한받는다. 디지털 기술이 사회를 더 평등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기존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역설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방의 중장년층 여성이나 농민, 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