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 대표가 야권통합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하며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신경전을 거듭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당 안 대표는 6일 야권 통합론과 관련, 기자회견까지 열고 더민주를 향해 거부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맹공을 퍼붓자, 더민주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직접 대응하면서 양측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마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의 야권 통합 제의에 대해 "야권 통합만으로는 의석 몇석을 더 늘릴 수 있을지 몰라도 정권교체의 희망은 없다"고 단호히 거부했다. 이는 당내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난 4일 개최한 의원총회에서 통합을 거부키로 최종 결정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또 "모두가 이 광야에서 죽을 수도 있다. 그래도 좋다"면서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사방에는 적뿐이지만 그래도 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의 이날 발언은 지난 3일 있었던 이른바 '부산 선언'의 2탄인 셈이다.
당시 안 대표는 부산에서 열린 한 토크콘서트 장에서 야권 통합 제안을 "필리버스터 중단에 따른 국면 전환용"으로 규정하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김 대표를 향해서는 "헌정을 중단시킨 국보위 수준의 전권을 장악했다"며 "그럼에도 당의 주인이 아니다, 임시 사장"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었다.
이에 김 대표는 하루만에 "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더민주는 사당(私黨)이 아닌 공당"이라며 "(안 대표의) 당에 대한 인식 자체가 잘못됐다"고 반박, '안철수 사당화' 논란을 부추겼다.
안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기자회견에서 많은 시간을 김 대표를 공격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한 손에 칼을 들고 악수를 청하는 것은 명백한 협박과 회유", "우리 의원들을 모욕하면서 합치자고 하는 것은 정치공작", "김종인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와 민주당에 정권을 맡기면 안된다고 했던 분"이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안 대표는 또 "지난 4년 간 김종인 대표와 안철수의 선택을 비교해 보라"며 "누가 통합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자격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안 대표를 향한 뼈 있는 말 한 마디를 던졌다.
그는 이날 총선 로고송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제가 보기에는 자제력을 너무 상실한 상태에서 말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안 대표는 즉각 예민한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서울 강서구 개화동 강서공영차고지에서 버스기사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김 대표는) 별 생각없이 (이야기를) 툭툭 던지는 스타일"이라고 되받았다.
안 대표는 "나는 오늘 여유있게 한 것"이라고 웃어보이면서, "감정을 담아서 한 것이 아니라 팩트(사실)만 이야기 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안 대표의 반발과 상관없이 야당 통합문제를 당분간 계속 제기해 나가겠다는 의지여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