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테러방지법 본회의 처리를 막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시작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9일 6시5분을 기점으로 날짜로 일주일째, 시간으론 131시간을 기록했다.
국회 정보위 소속 더민주 김광진 의원을 첫 타자로 시작한 필리버스터에는 국민의당과 정의당 소속 의원들까지 합세, 현재 토론 중인 더민주 서영교 의원까지 총 25명의 야권 의원들이 참여했다.
전날 오후 10시55분 같은 당 이학영 의원으로부터 바통을 넘겨 받은 홍종학 의원은 토론 시작 131시간째를 돌파한 직후인 이날 오전 6시18분까지 총 5시간23분간 발언한 후 발언대에서 낸려왔다.
홍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정치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을 때 여러분은 최악의 정치가를 갖게 된다"고 플라톤의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급한 인간의 지배를 받게 된다'는 문구를 인용해 당부했다.
그는 또 이에 앞서서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대해 "인권을 억압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정치를 복원해 국민들의 목소리가 많이 들리게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날 새벽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교대해 의장석을 지키던 정 의장은 홍 의원이 발언대에서 물러난 직후 "의장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님을 말씀 드린다"고 해명했다.
홍 의원 이후 발언대에 오른 서영교 의원 뒤로는 최원식 의원이 문병호, 권은희 의원에 이어 국민의당 의원으로서는 세 번째로 필리버스터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홍익표, 이언주, 전정희, 임수경, 안민석 의원 등이 차례로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전날인 28일에는 더민주 최규성, 오제세, 박혜자, 이학영 의원과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이 발언대에 올라 통신제한조치에 의한 '빅브라더' 우려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및 수사 과정, 과거 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됐던 민청학련 사건과 인혁당 사건 등을 언급했다.
낮 12시21분께 발언을 시작한 더민주 이학영 의원이 같은 날 오후 10시54분까지 10시간33분에 걸친 토론을 펼치며,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의 11시간39분에 이어 두 번째로 긴 시간을 기록했다.
이 의원이 발언 중 여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면서 필리버스터를 방청하던 한 방청객이 고성을 질러 국회 방호원에게 이끌려 제지를 당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 의원은 동학농민운동 지도자 전봉준을 기린 김남주 신인의 '황토현에 부치는 노래'를 낭송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한편 선거구 획정안을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여야가 협상을 타결할 경우 대기 중인 의원들이 모두 발언하지 않고 필리버스터가 종료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전날 국회 안행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4·13 총선 지도를 결정할 선거구 획정안(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테러방지법 쟁점을 두고 여야의 대립이 최고조에 달해 있어,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