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테러방지법 국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야당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26일 13명째 의원이 돌아가면서 50시간 이상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필리버스터’란 소수파가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장시간 연설·신상발언 등을 통해 의사진행을 합법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다. 국회에서 필리버스터가 이뤄지는 것은 47년 만이다.
지난 23일 오후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후 5시까지 13명의 의원이 본회의장 발언대를 거쳐갔다. 오후 4시46분부터는 더민주 김용익 의원이 발언 중이다.
앞서 12명의 의원은 나흘 간 총 51시간 41분 간 발언을 계속했다. 김광진(더민주)·문병호(국민의당)·은수미(더민주)·박원석(정의당)·유승희·최민희(더민주)·김제남(정의당)·신경민·강기정·김경협(더민주)·서기호(정의당)·김현(더민주) 의원이 테러방지법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김광진 의원은 총 5시간33분간 토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갖고 있던 '5시간19분'의 필리버스터 최장 시간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세 번째 순서인 은수미 의원은 총 10시간18분 간 발언, 김 의원이 갖고 있던 기록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김현 의원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김용익 의원은 몸이 불편한 이유로 휠체어를 타고 발언대에 오르며 장시간 발언을 예고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지난 24일 낮 12시부터 상임위원회별 3명의 의원과 원내부대표단 1명 등 총 4명의 의원을 비상당번조로 편성해 본회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더민주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제시한 테러방지법 중재안의 수용 의사를 밝히며 새누리당과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새누리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으로 당분간 필리버스터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기준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이 우리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한 필리버스터는 계속 진행된다"며 주말에도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3월까지 필리버스터를 계속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새누리당의 입장에 전혀 변함이 없다면 어쩔 수 없다"며 "일단은 우리 당의 이종걸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의 1대 1 협의에서 의견이 모아지면 당대표를 포함한 회담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