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서울대 강의를 폐강한데 이어 국민의당 초청강연에도 나서면서 본격적인 정치입문에 대한 마음을 굳힌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 전 총리는 22일 서울대 올 1학기 '산업경제세미나' 강의를 폐강했다. 정 전 총리가 먼저 "일정이 바쁘다"며 폐강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조만간 '야당 입성'에 대한 결단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009년 40대 국무총리로 내정됐을 때도 수업을 폐강한 바 있다.
정 전 총리는 또 2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의 초청으로 '공정성장과 동반성장,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날 강연에는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를 비롯해 이상돈, 김한길, 김영환 공동선대위원장 등 지도부와 소속 위원 대부분이 총 집결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권노갑·정대철 전 상임고문도 참석해 함께 입당 선언을 하는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 전 총리는 강연에 앞서 이를 의식한 듯 "정치를 하게 되든 안 하게되든 3~4월에 제 이름이 언론에 많이 오르 내리게 될 텐데 이런 상황에서 차분하게 강의를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강의를 종강했다"며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부인했다.
정 전 총리는 그동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아왔다.
정동영 전 의원 영입으로 전북 지지세를 키운 국민의당은 충청권 공략을 위해 정 전 총리에 대한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정 전 국무총리의 국민의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기대하고 있는데 모르겠다"면서도 "우리 당에 한 발 담그는 건 아닌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영환 공동선대위원장도 강연 시작 전 "정 전 총리가 국민의당으로 건너오면 얼마냐 좋겠느냐"며 "국민의당에는 안철수 대표와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 등이 있는데, 여기에 정 전 총리까지 오면 좋을 것 같다. 강의를 하고 힘을 받아 입당할 수 있도록 격려의 박수를 쳐달라"고 말했다.
반면 정 전 총리는 강연이 끝난 후 "정치를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도 결정 못해 걱정을 하고 있다"며 "한다면 어느 당이 동반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보고 결정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임을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 역시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총리의 강연이 국민의당 합류를 위한 자리냐"는 질문에 "그냥 강연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