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이 올해 뎅기열 감염자 유입이 300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같은 지카(Zika) 바이러스라도 국가마다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첫 감염자 발생시 즉각 입원시켜 치료·관찰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정 본부장은 2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다른 문제이긴 하나 (지카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병은 뎅기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뎅기를 갖고 감염해 (국내에) 들어온 사람이 2월 중순까지 60여명으로 굉장히 많다"면서 "작년에는 300명이 안됐지만 이 추세로라면 300명이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급성 열성 질환으로 사람 사이에 전파가 되지 않는다. 한국은 매년 100~200건의 해외 유입 사례가 보고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감염 사례가 없었다.
지난 1월 서남아시아를 방문한 대학 해외봉사단 8명이 한꺼번에 뎅기열에 감염된 것이 한 그룹 내에서 2명 이상이 감염된 첫 집단 감염 사례였다.
정 본부장은 또 "같은 바이러스라도 민족마다 DNA가 다르다"면서 "지카 바이러스 첫 (감염)케이스는 무조건 입원시켜서 정밀하게 관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발빠른 움직임에 대해서는 "과하게 움직인 측면이 있다. 우리는 국제보건 비상사태 선포까지는 안 갈 줄 알았다"면서 "대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 발생시 환자를 격리 치료하는 '감염병 전문병원'을 서울 서초구 원지동으로 이전하는 국립중앙의료원(NMC) 내 별도의 건물에서 운영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매년 100억원 단위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점이 문제다.
정 본부장은 "NMC에 단독 건물을 만드는 식으로 하되 운영은 NMC가 하게 될 것"이라면서 "평상시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비용과 효과 측면에서 국민 공감대를 이뤄야 한다. 문제가 되면 감염 관련 의사를 따로 준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메르스와 같이 감염병 확산이 국가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데도 정부 간 상황 공유·전파가 소극적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전염병 군별로 (타부처와 공유)할 수도 안할 수도 있다"면서도 "이번 지카 바이러스 때에는 국민안전처의 강력한 요구로 모기 유충 방제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