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검찰이 '성완종 리스트' 사건 재수사 여부를 이르면 내주 초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1차장 산하 조사부가 해당 사건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2일 "(성완종 리스트 추가 고발사건은) 1차장 산하에서 다루기로 했다"며 "배당까지는 며칠이 걸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더민주당)은 지난 2일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서병수 부산시장 등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지만 재판에 넘겨지지 않은 6명을 수사해 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에 검찰이 이 사건을 재수사할지 관심을 모았다.
이후 더민주당 고발 사건은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했던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이나, 애초 해당 의혹을 수사했던 3차장 산하 특수부가 맡을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검찰은 내부 검토 결과, 배당 등 사건 개시 여부를 1차장이 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더민주당 고발장에 사실 특별한 내용이 없다"며 "법원에서 녹취록이 증거로써 신빙성이 있다고 한 것, 그것 뿐"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검찰 관계자는 "6명에 대한 의혹을 살펴봤었는데 녹취록 하나가 증거로 추가 인정됐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할 수는 없지 않나"며 "이미 6명에 대한 판단이 한번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 여부를 결정할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경찰 송치 사건 등을 다루는 형사부와 고소·고발 사건을 취급하는 조사부를 지휘한다. 따라서 수사를 해달라는 요구가 고발장 형태로 검찰에 접수된 점을 감안하면 사건은 조사부에 배당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은 사실상 해체됐다고 볼 수 있다"며 "최소한 공소유지만 하기 위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성완종 리스트'는 지난해 4월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옷에서 발견된 메모지다. '김기춘 10만달러, 허태열 7억원, 홍문종 2억원, 서병수 2억원, 유정복 3억원, 홍준표 1억원, 이완구, 이병기'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메모지가 발견되자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정치권 금품로비 의혹을 수사, 지난해 7월 이완구(66) 전 총리와 홍준표(62) 경남도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함께 리스트에 거론된 허태열(71)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69) 청와대 비서실장, 새누리당 홍문종(61) 의원, 서병수(64) 부산시장, 유정복(59) 인천시장 등 친박계 핵심 인사들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 전 총리는 지난달 29일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성 전 회장의 사망 전 인터뷰 녹음파일과 메모지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 이 전 총리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