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비서관은 3일 자신의 처지에 관해 "저 나름으로는 손목 잘린 이병헌...(이라 생각한다)"이라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영화 내부자들을 보면서 저와 오버랩을 시킨 적이 있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청와대를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영화 속 이병헌은 권력을 쫓다가 이용만 당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시절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기소됐다가 지난해 10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조 전 비서관은 "대통령에 대한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지 않느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저는 청와대를 향해서 무슨 얘기를 하려고 입당한 게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비선실세라는 것이 존재하느냐"라는 진행자의 거듭된 질문에도 "(비선실세가) 있다면 나중에 밝혀질 것이고, 없다면 그냥 나중에 없는 것으로 되지 않겠느냐. 조금 이해해 달라"라며 답변을 피했다.
조 전 비서관은 총선 출마와 관련, "당과 구체적으로 출마를 전제로 얘기한 것은 전혀 없다"면서도 "당에서 요청을 하면, 그 판단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험지출마도 가능하냐"라는 질문에 "그렇다. 당이 원하면 '여기는 안되고, 저기는 되고' 그런 것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청와대 출신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출마하는 것과 관련, "그 분들은 고속도로 타고 가는 것"이라며 "저는 가다가 펑크나고, 길 잃고, 산 헤매다 강에 빠지고, 참 그렇게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표에 과연 누가 도달하는가' 또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얼마나 평탄하고 넓은 길인가'라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계류 중인 재판 결과에 대한 우려의 시각과 관련, "그런 걱정을 할 정도로 우리나라 사법 정의에 대해서 불신이 심각하다면, 이것은 삼권분립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반문, 사법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