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1일 오후 3시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문 대표는 이날 묘역에서 헌화 분향한 뒤 노 전 대통령이 잠든 너럭바위에서 큰 절을 두 번 올렸다. 이어 방명록에 '통합의 역사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문 대표 다음부터 이종걸 원내대표와 유승희, 정청래, 전병헌 최고위원, 이해찬, 정세균, 문희상, 김성곤, 조정식, 한정애, 이학영, 민홍철, 홍의락, 전해철 의원 등 모두 100여명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줄지어 절을 올렸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끝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문 대표가 묘역에서 권양숙 여사 사저로 이동하는 도중 최근의 더불어민주당 내분 상황을 감안한 듯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끝까지 버티십시오"를 외치며 문 대표를 응원하는 참배객들이 많았다.
반면 문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이종걸 원내대표를 향해 어떤 참배객은 "이종걸 정신차려라"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심지어 한 노인은 격앙된 목소리로 "안철수 그 XX에게 절대 지지 말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날 문 대표는 사저에서 차례를 지내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사저에서 참배객들을 맞았고, 안희정 충남지사와 송기인 신부도 사저를 지켰다고 한다.
권 여사는 문 대표에게 "살면서 어려운 일이 어찌 없을수 있겠느냐. 힘을 내서 헤쳐 나가자. 더불어민주당에 좋은 일만 있기를 기도하겠다"며 덕담을 건넸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전했다.
봉하막걸리가 오른 술상 앞에서 문 대표가 "더불어, 민주당!"이라고 건배사를 외치자 권 여사는 "건배사 하기 좋게 이름을 지었네"라며 웃어보였고, 참배를 하며 눈물을 흘렸던 정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는 "뭐든지 붙이면 말이 된다"며 "노무현과 더불어 민주당, 권양숙과 더불어 민주당"이라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해찬 의원은 "어려운 때일수록 원칙을 잘 지켜 지혜롭게, 꿋꿋하게 나가면 문제는 잘 풀린다"며 문 대표를 위해 건배를 했다.
또 이 의원은 재단 측이 서울 창덕궁 근처에 노무현기념관 부지를 구입했고, 김해노무현기념관이 개관하는 오는 2019년에 함깨 개관할 계획이라는 '깜짝 소식'도 밝혔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작년 한해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이 거꾸로 까마득하게 멀어진 한 해였던 것 같고, 우리 당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되돌아보면 우리가 하나였을 때 이겼고, 역사는 진보했다. 우리가 갈라지면 역사는 후퇴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큰 단합, 더 큰 통합, 더 큰 혁신으로 국민과 함께할 때 총선에서 승리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역사를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국민과 함께할 때 사람사는 세상이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노무현 정신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때 진정으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봉하마을, 노무현의 혼이 담긴 이곳에서 승리가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표는 양산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는 3일께 상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