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토니 애벗 전 호주 총리가 난민 선박의 접근을 차단한 호주처럼 유럽이 중동 출신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닫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BBC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벗 전 총리는 이날 런던에서 열린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기념 강연회에서 난민들에 대한 "잘못된 이타심"이 "유럽 대부분 지역을 재앙적인 실수로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달 집권 자유당 당대표 선거에서 말콤 턴불 총리에게 자리를 내준 뒤 애벗 전 총리가 대중 행사에서 연단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영국 보수당원들과 정부 인사들이 여럿 자리했다.
애벗 전 총리는 "근본적으로 스스로를 약화시키지 않고는 어느 나라 혹은 대륙도 모든 이들에게 국경을 개방할 수 없다"며 "가난과 위험 속에 살면서 기회만 있다면 서구권 나라에 기꺼이 들어오길 원하는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애벗 전 총리는 재임 시절 '난민선을 막자(Stop the Boats)'는 엄격한 국경 통제 정책을 도입했다. 군경을 동원해 영해를 순찰하면서 호주로 접근하는 불법 난민선 단속에 나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적발된 난민들은 본국으로 돌려보내지거나 호주 역외 시설에 수용됐다. 그 결과 지난 2013년 300척에 달하던 호주행 불법 난민선은 이듬해 단 1척으로 줄었다.
애벗 전 총리는 유럽 정상들이 호주의 난민 차단 정책을 따라와야 한다며 "이는 물리력과 실행 계획, 막대한 비용을 필요로 하며, 우리의 양심을 괴롭히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 것만이 인간애 물결이 유럽을 휘감는 것을 방지할 유일한 방법이자 (유럽의 난민 정책을) 영원히 변화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의 경험으로 볼 때, 멀리서 (유럽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만류할 유일한 방법은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