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국민연금발 인사 파동의 중심에 선 최광 이사장이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나서면서 이번 인사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 이사장을 사퇴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최 이사장은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정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국민이 돈을 내는 중요한 기관인데 이 중요한 곳의 간부가 내부 갈등을 일으켜 국민께 염려를 끼쳐드린 건 부적절하다"며 "본인이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부가 주무 부처로서 (국민연금을) 감독·관리할 권한이 있다"며 "(기금운용본부장 연임을) 충분히 협의했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것에 책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최 이사장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최 이사장은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복지부에 전달한 제안이 있다"며 "복지부의 답변을 듣고 그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인사 파동이 길어지는데도 복지부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조만간 결정하겠다.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 파동으로 조직의 사기가 저해된 것을 감안하면 신속한 조치로 조직을 추스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사태가 장기전으로 흐르면 업무 차질도 빚어질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대한 자진 사퇴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입장"이라며 "조직에 피해가 덜 가도록 최대한 빨리 입장을 정리하겠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했다.
최 이사장은 친박계 인사로 분류된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일했다. 때문에 징계 조치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뒷말도 무성하다.
최 이사장이 버티기를 계속하면 복지부는 최 이사장에 대해 기관 경고나 기관장 경고 등의 징계를 할 수 있고,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