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항공 MH17 여객기 격추사건 보고서가 13일(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해당 사고기가 러시아제 미사일에 격추된 사실은 확인됐지만 공격 주체는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로뉴스 등은 이번 사고 조사를 주도한 네덜란드 안전위원회가 이날 남부 길제-리엔 공군기지에서 피해자 가족, 언론사 등을 상대로 최종 조사보고서를 발표한다고 전했다.
MH17 여객기는 지난해 7월17일 298명의 승무원과 승객을 태우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던 중, 우크라이나군과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치열하게 교전을 벌이고 있던 우크라이나 동부 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됐고,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위원회는 사고 원인을 밝혀내는 데 주력했지만 MH17 여객기가 왜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의 항로를 선택했는지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안전위원회는 여객기가 러시아제 이동식 지대공미사일인 부크(BUK)에 의해 격추됐지만, 미사일이 어느 나라에 속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앞서 안전위원회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예비 조사 보고서에서 "항공기는 외부로부터 다수의 고출력 물체에 관통됐으며 이 탓에 비행 중 여러 조각이 나 추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희생자 시신과 여객기 잔해와 함께 부크 미사일 파편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옛 소련 때부터 생산된 부크 미사일은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도 남아있기 때문에 이런 증거만으로는 공격 주체를 밝혀내는 데 한계가 있다.
서방과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여객기가 친러시아 반군이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에 맞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반군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은 것이라고 맞서고 있어 이번 사건이 영원한 미궁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7월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 5개국이 안보리에 제출한 MH17 피격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제형사법정 설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됐었다.
한편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