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날개없는 추락세를 나타내온 국제유가가 지난 9일(현지시간) 반등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4% 상승한 배럴당 49.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종가 기준 최고가까지 올랐다. 오전 장중 한 때 WTI 가격은 전날보다 2% 상승한 50.5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 9일 브렌트유 역시 런던 석유거래소(ICE)에서 52.65달러에 거래됐다.
앞서 골드만 삭스는 지난 9월 11일자 보고서에서 내년에도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아 잉여분이 물류와 저장시설 용량을 넘어설 정도가 되면 유가가 배럴 당 최저 20 달러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세는 지난 9월 하순부터 주춤해지더니, 이 달 들어서면서부터는 반등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CNN 머니 등의 분석에 따르면, 유가 반등의 첫번째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불안'이 꼽힌다. 러시아가 전격적으로 시리아에 대한 폭격을 단행하면서 중동 지역의 불안이 한층 더 악화됐고, 원유 수급 차질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 상승세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아예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으로 유가상승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가 반등을 가져온 두번째 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지난 8일 발표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중국 등 신흥국가 상황이 달러화 환율의 추가 상승과 유가 등 다른 상품들의 가격을 낮추게 하는 우려"를 지목한 점이다. 회의록이 공개된 이후 연준이 금리인상에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고, 이것이 유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세번째 요인은 미국 원유생산량 감소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9월 일일 원유생산량은 8월 대비 12만 배럴 줄어들었다. 생산량은 내년 중반까지 감소하다가, 내년 말쯤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EIA는 내년에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량이 증가해, 수요 증가율이 6년내 가장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드디어 반등세로 돌아섰다는 조심스런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추이를 신중하게 살펴야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세계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는 최근 "원유 등 원자재 하락의 최악 국면이 끝난 듯하다"며 향후 12개월간 유가가 상승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대폭적인 반등을 기대하지는 말라고 투자자들에게 권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