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1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사회

‘탈북자’ 놀림 받는 아이들…차별·편견 여전

URL복사

“10년간 학교 다녔지만 여전히 기초학력 부재”…어린세대 적응 어려워해
사회적 배제에 상처…주로 단순노무·저임금에 노출

[시사뉴스 김정호 기자]탈북민 남녀노소 모두 남한 사회에서 겪는 경제 문제, 취업 문제, 편견 및 차별 등으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탈북민은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입국하기 시작해 2014년 12월 기준 2만7500여명에 이른다. 입국 초기 하나원(1999년 설립)에서 사회적응교육을 받으며 지역사회 정착을 위해 준비하고, 자립·자활을 위한 정착장려금을 지원받고 있지만 이들의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10년간 학교 다녔지만 여전히 기초학력 부재”…어린세대 적응 어려워해

탈북민에 대한 사회적 배려 부족은 어린 학생들의 학교 부적응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남북하나재단의 '2014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생활 중 '교우관계' 만족도는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 대비 일반국민보다 7.1% 가량 낮게 나타났다.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중인 주모(12)군은 "처음에는 말도 잘 안 통하고 아이들이 '탈북자'라고 놀리는 바람에 마음이 많이 답답했다"면서 "한국에 오고 첫 6개월 동안은 학교에 너무 가기 싫었다"고 토로했다.

주군은 "지금은 남한말을 배우고 학교에서 상담도 받으면서 자연스레 반 아이들이랑 친하게 됐지만 그 때 기억은 떠올리기도 싫다"고 회상했다.

일반적으로 탈북학생 대부분은 주군처럼 일반정규학교로 진학하지만 탈북학생만을 위한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 탈북학생 대안학교가 처음 생겨난 2003년 이후 10여 곳이 더 늘었다.

입학생들은 적응 문제를 호소하며 대안학교행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첫 개교한 '드림학교'의 이영주 교감은 "탈북학생 중 상당수가 제대로 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떠돌이 생활을 한 아이들"이라며 "일반 학교에서 이 아이들을 얼마나 배려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교감은 초등학교부터 10년간 일반학교를 다니다 이곳에 온 한 학생의 사례를 들며 "그 학생의 경우 기초실력이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었다. 그냥 가방만 메고 줄곧 등하교만 했던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르쳐보니 이 학생이 공부를 못하는 편도 아니었다"며 "1년간 공부하고 검정고시에서 평균 90점 이상을 받은 후 결국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고 했다.

이 교감은 "정규학교에서는 탈북학생들 수준에 맞춰 학년편성을 하다 보니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과 한 반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적응도 쉽지 않을뿐더러 초반의 기초실력 부족이 누적돼 아이들 스스로 공부의욕을 잃어간 탓에 이런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북한놈 이라며 차별”…사회적 배제에 상처

어른들이 솔선수범해 근절해야 할 탈북민에 대한 사회적 차별·편견은 어린 세대 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 않았다.

탈북민 4명 중 1명(25.3%)이 지난 1년 동안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차별 이유는 말투, 생활방식,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주된 이유였다.

탈북민들이 즐겨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내가 탈북민이라고 말하는 순간 편견은 시작된다. 면접에서 탈북민이라고 절대 밝히지 않는다"는 고백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탈북민이라고 말하면 면접관들이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채용 불가 입장을 전했지만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을 때는 직장을 얻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국에 온지 7년이 된 장모(49)씨 역시 처음에는 마음고생을 적잖이 했다.

장씨는 "주변에서 '북한놈'하고 부르는 게 예사였다. 일이 서툴면 북한이 그래서 못사는 거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며 "단어가 다르고 일하는 방식이 다르니 처음에는 어리바리 할 수 밖에 없는데 사람들은 그걸 약점 잡고 일방적으로 북한놈이라서 그렇다고 매도했다. 참고 참다가 싸움박질을 한 것도 여러번"이라고 했다.

◆주로 단순노무·저임금에 노출

탈북민은 남한 사회의 차별과 편견뿐만 아니라 취업과 경제적 빈곤에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난해 탈북민의 '고용률'은 53.1%로 남한 전체의 고용률 60.8%에 비해 7.7% 낮다. 실업률 역시 한국 평균 3.2%보다 2배 높은 6.2%로 탈북민의 취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준다.

지난 2009년에 입국한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김모(49)씨도 "아마 주변 북한 동포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취업난 얘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북한사람은 남한사람에 비해 취업에서 선택 여지가 좁을 수 밖에 없다"면서 "북한에서 익힌 직업 기술이나 노하우가 남한과는 달라 일할 수 있는 곳도 주로 생산직 공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탈북민의 직업 유형은 '단순 노무종사자'(32.6%), '서비스 종사자'(23.1%),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12.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용직' 비율은 남한 전체 보다 3배이상 많고, '자영업' 비율은 3배 가까이 적었다.

별다른 기술이 없던 김씨도 2009년 입국 후 1년간 공사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했다. 그 후 공장을 전전하다 현재는 업무강도가 조금 덜한 폐수처리장에서 일하고 있다.

일자리가 제한적인 것도 문제지만 저임금 역시 피할 수 없는 문제다. 탈북민의 지난해 월 평균 소득은 147.1만원으로 이는 통계청 경제활동실태조사결과남한 평균임금 223.1만원에 비해 76만원이나 적다.

이 때문에 남한생활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32.24%)'고 답한 탈북민들 중 절반 이상(54.7%)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다.

2012년에 입국한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주모(50·여)씨는 동네 미용실에서 주 6일 일하며 110만원 남짓한 월급을 받고 있다. 1년간 취업교육을 받고 미용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살기 빠듯한 월급이다.

북한에서도 미용사로 일했던 주씨는 "북한보다야 사정이 낫기에 불만을 가질 수 없다"면서도 "내 나이 50이다. 미용실을 개업하는 꿈은 진즉 포기했다. 한 달에 20만원씩이나마 저축을 해보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고 토로했다.

현재 정부에서는 탈북민 취업지원제도를 통해 고용주에게는 고용촉진금을 지급하고 있다. 국내 입국 5년 이하 새터민을 고용하면 매월 60만원 정도를 정부에서 3년간 보조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탈주민을 위한제도가 도리어 이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씨는 "정부 지원이 끊기면 고용주가 다른 지원방법을 찾기 위해 일방적으로 기존 탈북민을 해고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정부 "이스라엘 이란 공습 수출입 영향 최소화…임시선박 투입 등 추가 지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 긴장 격화된 가운데 정부가 국내경제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 논의에 나섰다. 중동사태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정부는 16일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컨퍼런스콜 형식으로 개최해 중동 사태 및 시장 동향과 국내경제 영향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가 참석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주요국 주가가 하락하고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등 금융·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주말에도 양국 간 무력충돌이 반복되고 향후 사태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로 인한 금융·실물경제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특이동향 발생시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신속히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중심으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이 우리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괴리 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경우 상황별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치한다는

사회

더보기
한국마사회, 명예경주마에서 AI 동물복지까지... 말복지 수준 높인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새 정부가 동물보호에서 복지로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 가운데 급성장하고 있는 말산업 규모에 발맞추어 말 복지를 위해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가 다양한 방식으로 말 복지를 추진하고 나선다. 먼저, 지난 2023년 ‘청담도끼’를 시작으로 지속 추진되어 온 명예경주마 휴양사업이 3년차를 맞이했다. 은퇴 경주마의 복지증진을 위한 동 사업은 ‘당대불패’, ‘클린업조이’, ‘백광’ 등 역대 우수 경주마를 발굴해 은퇴 후에도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참여형 복지 모델을 구축해 왔다. 최근 6번째 명예경주마로 선정된 ‘모르피스’는 활동 당시 우수한 성적과 함께 무려 9세까지 노익장을 발휘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지난 6일 제주 성이시돌 목장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진 ‘모르피스’는 경주마 시절 동료였던 ‘이스트제트’와 한 울타리에서 생활하며 편안한 여생을 보내게 된다. 한편, 첨단 인공지능(AI)을 활용한 K-동물복지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한국마사회가 국내 기업인 아이싸이랩, 에이아이포펫과 공동 개발해 온 프로젝트가 오는 7월 ‘글로벌 써밋 2025’에 공식 발표 사례로 선정되는 등 국제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문화

더보기
생태조사·분석 전문서 출간... 식물자원 보전 과제 위한 구체적 지침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참생태연구소가 ‘식물자원 보전을 위한 생태조사와 분석’을 펴냈다. 이 책은 계명대학교 식물생태학 박사이자 국립환경과학원 전문위원, 공주대학교 연구교수를 거쳐 참생태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생태조사와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이율경 박사가 펴냈으며, 식물자원 보전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풀어가기 위한 단단하고 구체적인 지침서이다. 이 책은 풍부한 사진과 도표, 지도 그리고 현장의 사례를 함께 담아 식물생태조사 실무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또한 식물상과 식생조사에 대한 이론적 정의부터 출발해, 조사 설계, 현장조사 방법, 수리·통계 기법, GIS·드론 영상 활용, 환경영향평가에서의 영향예측 및 저감방안까지 일련의 과정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저자는 이 책이 “식물자원 보전을 위한 조사·분석의 원리, 방법, 실무 적용을 모두 담은 실용서”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국내외 학술·현장 자료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영향평가 제도 하에서 생태조사와 보전의 객관적 기준 마련에 기여하고자 했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참생태연구소는 수많은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서 식물 부분의 전문성과 실무 적용성 부족이 지적됐다며,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