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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 수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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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기존 합병 비율을 고수할 방침

[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 수정을 요구함에 따라 수정 여부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투쟁에 돌입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의 주주인 외국계 기관투자가 30~40곳이 제일모직과의 합병 비율을 공정하게 재산정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엘리엇이 합병 반대 공세를 벌이면서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이다. 엘리엇은 "삼성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 비율(1 대 0.35)이 법에 따라 결정됐다고 설명하지만 시장이나 주주들은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제일모직 주가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로 부각되며 고평가된 반면 삼성물산은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엘리엇은 "국내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현재 시가 19만7000원 수준인 제일모직의 실제 기업가치가 7만원 안팎에 그치는 반면 삼성물산(시가 7만6100원)의 가치는 10만원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측은 재산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표시한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가능성을 아예 닫아 놓지는 않고 있다.

합병 비율을 재산정하려면 긴급이사회를 열거나 다음 달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합병 비율 재산정을 안건에 올리고 투표를 통해 결정해야한다.

하지만 삼성 측은 현재 주가대로 비율을 재산정하게 된다면 또 다른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엘리엇 사태 이후 40% 정도 급등한 주가를 반영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합병회사 지분이 16.5%(종전 합병 비율 기준)에서 2~3%포인트 낮아진다. 이 부회장 뿐 아니라 제일모직 주주들의 합병 지분도 줄어들어 제일모직 주주들의 반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엘리엇이 합병 비율을 문제 삼고 있지만 삼성물산에 현물배당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으로서는 엘리엇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들어주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외국인 투자가 입장에서는 합병 때 삼성물산에 프리미엄을 줄 것을 요구할 수 있지만 그럴 경우 국내 실정법을 위반할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 그룹 관계자는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간별 시가의 가중 평균치를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 개별 기업이나 어떤 주체가 쉽게 변경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해외에서 적용되는 사례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적용되는 사례는 없어 선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병비율 재산정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여론과 주주들이다. 엘리엇으로 인해 삼성물산의 저평가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일부 소액주주들 역시 '삼성물산 소액주주 연대'라는 카페를 만들어 엘리엇에 주권을 위임하자며 세력 결집에 나섰다.

특히 이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의 최대 수혜자가 합병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지배권을 획득하게 되는 이재용 부회장인 상황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오너 이슈로 번진다면 문제는 더욱 커지게 된다.

엘리엇 이외에도 장기 투자 성향의 외국계 기관투자가 30~40곳이 제일모직과의 합병 비율을 공정하게 재산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주주들의 압박이 커지면 삼성이 한 발 물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과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합병 대응 IR팀을 꾸려서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접촉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들이 합병 반대 연합세력을 만들 경우 새로운 국면 전환용으로 합병 비율 재산정 카드를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에 대해서는 원칙론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입장으로 보인다"면서 "삼성에서도 주주명부가 확정된 다음에 추가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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