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6일 불교계와 만나 통합 행보를 이어갔다.
문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소재 조계사에서 자승 총무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통합'을 다짐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최근 통일준비위원회에서 논란이 됐던 흡수통일론을 우려하며 '공존, 상생, 합심'의 새로운 통일담론의 3대 원칙을 제시했다.
문 대표는 "정치가 우리 국민들을 편안하게 하고 통합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데, 솔직히 정치가 개혁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앞으로 우리 사회를 또 우리 국민들을 통합시키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7일 예정된 여야 영수회담에 대해 "내일 회동은 중동순방 결과를 설명한다고 해서 이뤄졌지만 그것만으론 너무 아쉽고 경제에 관해서 함께 논의를 하겠다"며 "민생이 너무 어렵고 힘들다. 합의가 안 되더라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성과도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자승 총무원장은 여야 영수회담과 관련, '정무방소 명대승심(政無方所 名大乘心·정치는 방위나 주소가 없고 번지수도 없다. 하지만 정치의 이름은 대승심이다. 어떤 일이 생기면 대승적으로 양보해야 한다)'을 언급하며 "중도로 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총무원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우리 조계종에서도 통일 담론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며 공존, 상생, 합심의 3대 원칙을 소개하고 "흡수통일은 상대방을 자극할 뿐"이라며 "통일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라 한마음으로 공생하는 게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영록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표는 이어 조계종 신도회관에서 중앙신도회와 면담을 갖고 이념갈등, 지역갈등에 이어 세대갈등과 소득불평등 문제를 지적하면서 "우리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통합을 이뤄내는 정치"라며 당대표 취임 후 첫 행보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던 일을 언급했다.
그는 "솔직히 그 두 분 대통령 시절에 있었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탄압을 비판적으로 본다"면서도 "그 시절의 우리 역사 전체를 부분적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그 시절을 크게 보면 지금의 발전을 이뤄내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해 산업화에 대한 공로도 인정했다.
그는 또 결혼과 출산, 연애를 포기하는 '3포세대'를 넘어 제 집 마련과 대인관계까지 포기하는 '5포세대' 등장을 언급하며 "반대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제대로 대안을 제시하는 그래서 유능한 경제정당이 되겠다고 약속을 드렸다"며 "잘못할 때는 나무라면서도 또 변화하면 격려도 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