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6일 제주도에서 개막한 '제2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국내외 전기차 업체들이 미래를 선도할 전기자동차(EV)를 선보이며 격돌했다.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기아, 르노삼성, GM코리아, 닛산, BMW 등 국내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관련 산업군 80여 업체가 참가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할 전기차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퓨쳐 이모빌러티'를 콘셉트로 전시회에 참가했다. 미래 친환경 이동 수단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160여㎡ 전시장에 차세대 전기차 시스템 전시물과 테스트카 1대를 전시했다. 특히 테스트카는 위장막으로 가려놓아 향후 출시될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을 높였다. 또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매년 진행되는 '아이디어 페스티벌' 출품작인 1인용 전기차와 전기 스쿠터 등을 선보였다.
미래 지향적인 친환경 이동 수단에 대한 볼거리와 체험존 등을 구성해 참가자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 방향을 담은 영상물도 상영했다.
기아차는 전기차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기술력을 과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414대)된 '쏘울EV'와 3위(202대)를 기록한 '레이EV'로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쏘울EV는 경쟁차종보다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가장 길다. 한 번 충전에 148㎞를 운행할 수 있다.
쏘울EV 4대, 레이EV 2대로 왕복 3㎞ 구간의 시승행사도 진행한다. 쏘울EV 절개 전시물과 완속 충전기 각 1개, 급속 충전기 전시물 1개도 선보였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국산차 중에서는 유일하게 전기차 비즈니스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를 전기택시 대중화 원년으로 삼고 전기차 1000대를 판매하겠다고 선포한 것.
박동훈 르노삼성 영업본부장(부사장)은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강력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한편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전기 택시를 본격적으로 보급하는데 앞장서겠다"며 "올해 전기차 1000대 판매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르노삼성의 전기차 'SM3 Z.E.'를 올해부터 1회 주행거리가 200㎞ 미만인 개인택시와 1인 1차제 택시들에게 보급키로 했다. 지난 4일 SM3 Z.E(RE트림 기준) 가격을 4338만원에서 4190만원으로 낮춘데 이어 16개 지자체에 전기차 전담 파일럿 배치, A/S센터 226개로 확대, 전기차 실용화 방안 적극 제언 등의 활동도 전개키로 했다.
SM3 Z.E는 국내 유일 세단형 전기촐 1회 충전으로 135㎞ 운행이 가능하다. 제주도에는 이미 6개의 전기택시가 운행 중이며 서울에선 10대가 시범운행 중에 있다.
닛산은 100% 친환경 전기차 '리프'를 선보였다.
리프는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인데 2010년 일본과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이래 지난 1월까지 누적 판매량 16만 대 이상을 기록하며 전기차 부문 세계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세계 각 도로에서 운행 중인 전기차의 50%가 리프인 셈이다.
공기역학에 최적화 된 외관 디자인, 중형 5도어 해치백의 넉넉한 실내 공간, 내연기관 차량에 버금가는 주행성능, 쉽고 편리한 충전, 일상생활에 충분한 주행 거리 등이 장점이다. 1회 충전으로 132㎞를 달릴 수 있고 급속 충전시 30분 만에 80%를 충전할 수 있다. 가정에선 6.6㎾에서 4~5시간 충전해야 한다.
닛산은 지난해 12월23일 제주서 리프를 출시한 뒤 15대를 판매했다. 이번 행사에선 리프 전시를 비롯해 시승행사, 구매 고객을 위한 특별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이의 일환으로 이달 20일까지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행사장 및 전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사업 공모를 받는다. 선정되면 리프의 공식 판매 가격인 5480만원에서 제주시 전기차 보조금 2200만원을 뺀 3280만원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구매 고객 전원에겐 250만원 구매 지원금 또는 60개월 무이자 할부(선수금 60%)의 혜택도 제공된다.
타케히코 키쿠치 한국닛산 대표는 "이번 공모를 시작으로 한국에서의 판매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3년 내 수입 전기차 중 1위가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BMW는 프리미엄 순수 전기차 i3로 공략한다.
배기가스 '0'의 지속가능한 미래 이동수단이자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혁신적인 전기차라는 게 BMW의 설명이다.
BMW는 2007년 '프로젝트 i'를 시작으로 2009년 실증용 전기차 미니(MINI E) 600대, 2011년 액티브E 1000대를 제작해 전세계 주요 도심에서 2100만㎞에 달하는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에 기반한 데이터와 연구는 i3의 모태가 됐다.
i3는 탑승공간인 '라이프 모듈'과 구동력을 담당하는 '드라이브 모듈'로 구성한 '라이프드라이브' 구조로 설계돼 있다. 차체는 신소재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드라이브 모듈은 알루미늄을 적용해 중량이 1300㎏에 불과하지만 64km/h 속도의 전면 충격에도 안전한 것으로 검증됐다.
1회 충전에 132㎞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완충할 때까지 급속은 30분, 완속은 3시간이 각각 걸린다.
이 외에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업체 중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마련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및 전력저장장치(ESS)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을 전시했다.
'자동차 존(Zone)'에서는 전기차 배터리가 적용된 자동차와 골프 카트 등의 실물 모형을 전시하고 LG화학이 현재 양산 중인 전기차용 배터리 셀 및 팩을 소개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텝드(Stepped), 커브드(Curved), 케이블(Cable) 배터리 제품과 미래 시장을 선도할 소형 배터리 분야의 기술력도 선보였다.
'전력저장 존'에서는 차세대 전력사업의 핵심 장치인 ESS 분야의 주택용, 그리드용, UPS(무정전 전원장치)용 배터리 셀과 모듈, 랙(Rack) 등을 전시하고 실제품이 적용된 계통도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LG화학은 현재 폭스바겐과 GM, 르노,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20여 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2009년 전기차용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양산한 이래 현재까지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순수전기차(EV) 등 40만대 차량에 배터리를 탑재했다.
LG화학은 '가장 작고 오래가면서도 안전한'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한 번 충전에 320㎞를 갈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 중이며 수년 내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열릴 것으로 에상되는 2016년 이후엔 경쟁사와 격차를 더욱 벌려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