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이병기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이 2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만나 “사심 없이 마지막 자리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를 찾아 문 대표와 20여분 동안 가진 비공개 환담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김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표가 먼저 “소통을 잘 하시리라 기대한다”고 밝혔고, 이에 이 비서실장은 “낮은 자세로 대통령을 보필하고 국민 여론을 잘 들어서 소통하겠다”며 “가능한 자주 연락드리겠다. 최선을 다하겠다. 사심없이 마지막 자리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문 대표는 이 비서실장이 국정원장 출신인 것과 관련해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 확대를 비롯한 국정원 개혁에 대해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비서실장은 “자리는 떠났지만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환담에서는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폭로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관해 김 수석대변인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었는데 그렇게 중요한 부분으로 심도있게 이야기한 건 아니다”면서 “문 대표가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 국정원 개혁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이인규 전 중수부장도 조금 언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 비서실장과 문 대표는 경제 문제에 관해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서실장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문 대표는 “정치적인 것이 아닌 경제, 민생(법안)은 야당도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비서실장은 계속해서 “대통령이 답답해하니 야당에서도 도와달라”고 거듭 요청했고 이에 문 대표는 “원론적으로는 찬성하지만 대통령의 그런 생각이 경제 관료들의 보고에 따른 것이라면 그 경제 관료들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경제 관료들의 보고에 너무 좌지우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이어 부동산3법과 관련, “그것만 갖고는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전월세 대책도 함께 논의했어야 한다”며 “앞으론 경제 관료들의 개발시대 논리만 갖고는 안 되기 때문에 야당 말에도 귀를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야당도 반대만 하지 않는다”며 “정책에 대한 성찰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 1일 환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 직후 3자 회동을 갖기로 한 것에 관해, 이 비서실장은 “상의해서 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비서실장은 이날 문 대표와의 환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비서실장 임명과 관련, “인사의 기본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비판한 것에 대해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웃으며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