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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비슷하게 베껴"…도넘은 '미투'에 '원조'는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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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직장인 최모(30·여) 씨는 최근 허니버터칩을 사기 위해 대형마트를 찾았다. 과자 진열대에 들어서자 허니버터칩인 줄 알고 재빨리 달려가 제품을 골랐으나 알고 보니 허니버터칩과 비슷한 미투 제품이었다. 얼핏 보면 똑같은 제품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상표와 내용이 달랐다. 

최근 제과 업체를 뒤흔든 '허니' 강풍이 '허니' 베끼기로 변질됐다. 

경쟁사의 히트 상품을 따라서 출시하는 '미투(me too)' 마케팅이, 단순 마케팅을 넘어 '도 넘은 베끼기'로 변질되면서 유통업계 전체로 퍼져나갔다. 유통업계에서는 '미투 마케팅'이 일종의 관행처럼 굳어져 버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소위 '대박'을 터뜨리자 농심 등 경쟁사들이 유사한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이러한 미투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음식점에도 원조 논란이 있듯 제과업계에서도 원조 따라잡기에 여념이 없다. 원조 제품은 초기에는 미투 제품보다 판매율도 앞서고 인기도 유지하면서 인기를 끌지만 가끔은 미투 제품에게 1위 자리를 내주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허니버터칩도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공세에 주춤하고 있다. 제과업계 1위 롯데제과도 미투제품 출시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았지만 결국 꿀을 넣은 달콤한 맛의 '꿀먹은 감자칩'을 출시하고 간판제품인 꼬깔콘도 '허니버터맛'을 내놓았다. 

감자칩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오리온도 포카칩 스위치즈맛을 선보였고, 대형마트인 이마트(피코크 프리미엄 포테토칩)와 홈플러스(케틀칩) 마저 나섰다. 

이에 '허니' 돌풍의 원조인 해태제과가 허니통통, 자가비 허니마일드 등 허니버터칩 자매품으로 맞불 작전에 나서면서 '원조' 싸움에 불을 지폈다. 

이처럼 제과 업체가 도넘은 미투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는 신제품 출시를 위한 초기 시장분석과 연구 개발비, 조사비용 등 투자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선두업체가 넓혀놓은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사보다 적은 자금을 통해 금방 수익을 얻고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손 안 대고 코 푸는' 식이다. 

과거에도 선도업체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신제품을 만들었지만 경쟁사들이 미투 제품을 내놔 원조 업체에게 어려움을 안긴 사례도 많다. 

1974년 오리온이 초코파이를 내놓자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5년 뒤 경쟁업체에서 잇달아 미투 제품을 출시를 했다. 현재 초코파이 상표권을 놓고 혈투를 벌였던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해외에서 1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1984년에는 코카콜라가 '암바사'를 내놓았으나 롯데칠성이 5년 후인 1989년 '밀키스'를 선보이면서 암바사를 1위 자리에서 끌어 내리고 우유 탄산음료 시장에서 줄곧 1위를 지켰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2년 출시한 '불닭볶음면'을 팔도가 베껴 '불낙볶음면'을 출시했다며 판매중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매일유업은 과거 서울우유가 커피음료인 '바리스타즈 카페라떼'를 출시하자 상표권 침해라며 1억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제과 업계뿐 아니라 화장품 업계에서도 '미투(me-too)'제품 논란도 끊임이 없다. 특정 제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 가격만 다를 뿐 콘셉트나 효과가 비슷한 화장품들이 우후죽순 나타난다.

쿠션제품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로레알 그룹 '랑콤'의 쿠션제품이 자사 제품과 유사하다고 판단해 특허권 침해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쿠션제품은 아모레퍼시픽이 '주차 도장'에서 착안해 최초 개발했다. 기존 제품들과 달리 파운데이션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쿠션 크림을 퍼프로 찍어 바르는 형태라 크게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08년 아이오페 에어쿠션으로 처음 출시됐다.

지난달부터 랑콤은 프랑스 일부 매장에서 쿠션파운데이션 '미라클 쿠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적의 쿠션', '쿠션 크림을 퍼프로 찍어 얼굴에 부드럽게 두드리면 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에서도 '미투' 쿠션제품을 두고 싸우는 중이다. 2012년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을 상대로 특허등록무효소송을 내며 시작됐다. 아모레퍼시픽은 1심에서는 졌으나 2심에서는 승소했다. 현재 LG생활건강이 항소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쿠션제품은 자사가 세계최초로 개발한 독자적 기술로 탄생한 제품"이라며 "권리 보호 차원에서 국내 법적 대응을 강경하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LG생활건강은 자사 브랜드 더페이스샵이 최근 출시한 '캐릭터 마스크' 제품으로도 '미투' 제품 논란에 서 있다. 일본의 일심당이 지난해 여름 선보인 '동물얼굴 팩'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도 영국 브랜드 버버리가 국내 업체 쌍방울 TRY의 남성 속옷이 버버리 고유의 체크무늬를 도용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달 말 "체크무늬는 버버리 것이 맞다"며 버버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경쟁사 제품을 베끼는 것보다 양질의 제품을 개발하려는 업체가 장기적으로는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며 "미투 전략이 시장을 넓히는 효과도 있지만 도 넘은 베끼기 경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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