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2% 예금 금리'가 속속 무너지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은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예상해 정기예금 금리를 2%대로 유지해왔지만 저금리 여파로 정기예금 금리가 1%대로 끌어내리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30일 자사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의 금리를 2.0%(1년만기 기준)에서 1.9%로 0.1% 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1%대에 내려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폰 전용 상품인 'U드림 정기예금(1년만기)' 금리도 2.0%에서 1.9%로 떨어졌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달 19일 '우리사랑나누미 정기예금(1년만기)' 금리를 2.0%에서 1.9%로 낮췄다.
은행권은 시장금리 하락으로 예금 금리를 떨어뜨려야 했지만 '1%'가 주는 상징성 탓에 금리를 쉽사리 내리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원하는 고객들이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더 이상 금리 인하 압박에 버티지 못한 채 심리적 지지선마저 깨트리고 말았다. 금융채 금리 등 시장금리는 예금 등 수신금리에 영향을 끼친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금리 앞자리가 '2'이냐 '1'이냐에 따라 체감하는 정도가 달라 그 동안 2.0% 금리(1년 만기 정기예금 기준)를 최대한 유지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를 유지할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수 밖에 없어서 금리를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30일 국고채 3년물 수익율은 1.97%로 지난해 3월(2.91%)에 비해 1%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더욱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로 한은의 목표치(2.5~3.5%)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국민·기업·하나은행 등은 아직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2%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조만간 1%대로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방은행과 씨티은행 등은 지난해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1%대로 낮췄다. 지난해 12월 현재 금리가 2% 미만인 정기예금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은 18.1%까지 늘어났다. 같은 해 1월 이 비중은 2.3%에 불과했다.
은행권은 금리 하락으로 고객들이 저축은행 등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2.76%, 신협은 2.67%에 달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은행의 금리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인터넷·스마트폰 등 비대면 가입 상품에 대해서는 우대금리를 적용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