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당권주자들은 23일 한목소리로 당의 단결을 외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며 신경전을 벌였다.
문재인, 이인영, 박지원 당대표 후보들은 이날 오후 인천시당에서 당원 합동간담회를 갖고 당의 통합을 이끌어낼 적임자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와 박 후보는 잠재적 대권주자인 문 후보를 겨냥해 '킹메이커'를 자처했고, 문 후보는 높은 국민 지지도를 앞세워 '총선승리론'으로 대응했다.
이 후보는 "4년 전 전당대회를 치를 당시에도 후보 간 경쟁과 갈등이 존재했다. 그러나 친노와 비노가 지금처럼 격렬하게 대립하지 않았고 영남대표 호남당권이라는 지역할거 구도까지 등장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오늘 우리에게는 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현 상황을 비판했다.
그는 "김대중의 40대기수론은 정권교체를 향한 머나먼 여정의 출발이었다. 우리도 제3세대 정당혁명을 통해 통일국가로 가는 길을 열고, 내년 대선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을 가야 한다"며 "세대교체는 통합의 길이고, 혁신의 길이고, 우리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길을 가는 첫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 후보를 비롯한 김부겸, 박원순, 안철수, 안희정, 정세균 등 2017년 잠재적 대권주자들을 열거하면서 "누구 하나 새누리당에 비추어 손색이 없다. 문제는 우리 안의 분열"이라며 "우리의 대권 후보들이 더 이상 계파와 지역으로 인해 상처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대선승리를 다짐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를 직접 겨냥해 "집권을 하기 위해서는 당권과 대권이 분리돼야 한다"며 "그런데 문재인 후보께서는 당권도 먹고 대권도 하겠다고 하시기 때문에, 우리 당 10여명의 대통령 후보들은 어디로 갈지 걱정된다. 이것은 지나친 욕심이고 우리가 집권하는데 방해가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 김무성 당 대표, 이완구 총리 내정자, 이러한 분들은 굉장히 노련하신 분들이다. 과연 문재인 후보가 당 대표가 돼서 이 분들을 상대하기에 어쩐지 조금 불안한 것 같다"며 "경험도 없고, 정치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독점하면 분열하고 패배한다. 문재인 후보 혼자 뛰는 선거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며 "대권과 당권이 분리돼서 10여명의 대통령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공정하게 드리겠다. 통합단결해서 승리의 길로 가는데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당대표를 뽑는데 국민의 지지 그 이상의 중요한 선택기준이 있겠나. 우리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전면에 나서서 당을 이끌고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우리 당 그대로 간다면 다음 총선에 참패할 것이 뻔하고 그러면 우리에게 무슨 대선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총선 당시 경합을 벌이다 석패한 지역에 대해 "우리당 지지도가 낮았기 때문이고 지역에 따라서는 우리당이 가지고 있는 지역적인 장벽 때문이었다"고 진단한 뒤 "다음 총선 때 이런 경합지역들에서 제가 후보들 손잡고 당선시키는 것 그것이 제가 헌신해야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제가 대표가 되면 지난 대선 때 받았던 48%득표를 되살려서 다음 총선 때까지 우리당 지지도를 40%까지 확 끌어올리겠다"며 "친노-비노 계파 논란 끝내겠다. 지난 대선 경선 때도 우리가 겪지 않나. 그런 점에서 저만큼 이 문제에 대해서 절실한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