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아쿠아차지(점안액) 넣어주니 눈이 편해지는 기분도 드네요', '저도 헬로키티 에바항공 타고 대만여행 가고 싶어요'
이처럼 블로그에 대가성을 표시하지 않은 채 광고성 게시물을 올리도록 한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파워 블로거들에게 현금을 지급한 후 상품소개·추천글을 게재토록 하면서 대가성 여부를 공개하지 않은 국내외 20개 업체를 적발하고, 이 가운데 3개 업체에 총 6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2일 밝혔다.
보령제약은 자사에서 판매하는 점안액과 기미치료제 광고를 위해 광고대행사와 계약했다. 광고대행사는 파워블로거 등을 모집해 블로그에 제품 소개 및 추천 글을 올리는 조건으로 건당 5만원에서 15만원까지 총 495만원을 지급했다.
소니코리아는 노트북 광고를 위해 광고대행사를 통해 블로그에 '이렇게 직접 만나보니 뽐뿌가 더 심해지는 것 같네요’, '디자인이 아주 깔삼하니 멋지죠? 이런 게 소니스타일!' 등의 글을 게재했다. 글을 올린 블로거들에게는 대가로 총 290만원을 지급했다.
문제는 해당 글에 대가를 받은 사실이 표시됐는지 여부다. 공정위는 "이번에 적발된 사업자들은 소비자의 구매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가성 여부를 은폐했다"며 "사실상 광고임에도 전문가 또는 소비자의 소개 또는 추천인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개정된 추천보증 심사지침에 따라 경제적 대가를 주고 블로그, 카페 등에 소개·추천글을 올릴 경우 대가성 여부를 표시해야 한다.
공정위는 광고대행사들은 이번 사건에 직접 개입하지 않아 시정조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다만, 해당 블로거들은 명단을 각 포털사이트에 통보하기로 했다. 포털사업자는 자체규약에 따라 해당 광고의 노출 정지 또는 파워(우수)블로거 선정 철회 등이 가능하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는 ▲소니코리아 ▲보령제약 ▲현대리바트 ▲비핸즈카드 ▲한빛소프트 ▲한국우편사업진흥원 ▲네오팜 ▲서울탑치과▲하렉스 인포텍 ▲팅크웨어▲아이엑스 ▲유씨코리아 ▲브런치 ▲차이정 성형외과 ▲이범권치과 ▲플라덴 성형외과 ▲스타일 인덱스 ▲백과원 ▲에바항공 ▲오므론 헬스케어 등 모두 20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