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가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새정치연합은 29~30일 후보자등록을 시작으로 내년 1월7일 예비경선(컷오프)을 실시한다. 이어 2월8일 열리는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와 5명의 최고위원을 최종 선출한다. 2·8전대의 최대 관심사는 당대표가 누가 되느냐다. 차기 당대표는 2016년 총선에 공천권을 행사하게 되고 대선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문재인·박지원’ 양강 구도 재편
최근까지 '빅3'(문재인·박지원·정세균)의 3강 구도에서 정세균 의원이 지난 26일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문재인 의원과 박지원 의원 간이 양강구도로 재편됐다.
당내 안팎에서는 사실상 당내 최대 계파의 친노(친노무현) 수장인 문 의원의 독주체제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 의원의 불출마로 지지층이 문 의원 쪽으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문 의원은 29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경선에 출마를 공식화 한다. 문 의원은 출마기자회견에서 당대표에 출마하는 이유와 이번 전대의 방향, 당 혁신 방안, 2017년 정권교체의 의지 등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의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 결과 박 의원(31.1%)이 문 의원(24.4%)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분위기다.
박 의원 측은 친노 결집에 대한 반작용이 큰 가운데 관망하던 비노와 호남 쪽 표심이 박 의원에게 쏠릴 것으로 예측하는 등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박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그는 "강한 야당, 통합대표로 반드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당대표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대는 당대표를 뽑는 것이지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 의원에 대한 견제구도 날렸다.
양강구도를 깨기 위한 비주류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빅3'의 불출마를 촉구한 서명파 등 비주류 측은 문·박 의원의 대항마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폭발력을 가진 제3 후보를 만들어 정 의원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문·박 의원과 비교해 지지세가 약한 비주류 측은 단일화를 통해 양강구도를 허물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2·8전대 최고의 다크호스로 꼽혔던 김부겸 전 의원이 불출마함에 따라 비주류 측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무엇보다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돼 저의 오랜 꿈이었던 지역주의의 벽을 넘어선 정치를 실현하고 싶다"며 "저에겐 아직 당을 이끌만한 지혜와 내공이 준비돼 있지 않음을 고백한다. 저의 힘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인영·조경태 의원과 출마를 고민 중인 박주선·박영선·추미애·김영환 의원 등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 양강구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김 전 의원이 결국 출마하지 않으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출마할 가능성도 남아 있지만 현실화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 대표 경선 출마 의지를 밝혔던 김동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실정치의 높은 벽, 계파 패권주의의 단단한 울타리까지 넘을 수는 없었다"며 "저는 새정치연합 당권도전의 뜻을 오늘자로 접는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쟁탈전도 '치열'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경선도 열기가 뜨겁다. 이번 전대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최고위원 경선이 크게 주목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총선을 이끌 지도부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내부경쟁은 치열하다.
현재까지 최고위원 경선에 공식 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정청래·오영식·주승용 의원 등이다. 29~30일이 후보자 등록일인 것을 고려하면 막판까지 출마를 놓고 눈치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출마를 선언하진 않았지만 전병헌 의원은 당대표와 최고위원 사이에서 고민하다 최종적으로 최고위원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목희 의원도 고민 끝에 최고위원 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그동안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하마평에 올랐던 김태년 의원과 노웅래 의원은 불출마하기로 했다. 3선의 강기정 의원도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유일한 여성인 유승희 의원과 '민주당집권을위한모임'(민집모)의 유성엽 의원은 막판까지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